대우조선의 바람직한 매각 방향
대우조선의 바람직한 매각 방향
  • 거제신문
  • 승인 2009.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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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의 매각작업이 또 다시 거제시민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산업은행 민유성 회장이 지난 12일 대우조선해양의 매각과 관련, 다음 달 안으로 매각주간사를 선정해 내년에 매각작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대우조선은 지난 30여 년간 지역민과 애환을 함께 하며 향토기업으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다.

한때는 노사분규로 인한 혼란과 함께 지역의 경제마비라는 불운을 초래했고 회장 구속, 워크아웃과 분사, 그리고 주인 없는 회사의 대명사로 떠오르며 한 세월을 보냈다.

때문에 하루 속히 주인을 찾아 회사 정상화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그간 산업은행의 처사가 거제시민들의 입장으로서는 탐탁찮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돈줄을 쥐고 있다는 명분하나로 툭 하면 매각이니, 또는 인수대상 업체도 외국기업이나 국내 기업 등 제멋대로 선정하겠다는 발표까지 서슴지 않는다.

산업은행은 거제시민들을 대상으로 매각에 따른 사전 홍보는 못할망정, 거제시민을 무시하는 것 같은 분위기는 풍기지 말아야 하며 최소한의 예의를 표시하는 게 옳다.

하지만 시시하면 매각 문제를 거론하지만 그간 단 한 차례도 거제시행정 또는 거제시 최고 책임자인 시장에게라도 사전 협의 또는 매각 관련 협의나 통보조차 하지 않았다. ‘내 것 내 맘 대로 정리하면 그만이지 식’의 매각 방침이라면 향후 매각 과정에서 시민들의 강한 반발을 살 수도 있다. 

거제시민들은 향토기업인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노사분규 때는 앞장 서 타결을 위해 노력했고 또한 바람직한 매각 방향이 아닐 때는 국회 등 관련 부처를 찾아 상경 집회도 불사하는 열정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이다.

시민들의 이 같은 애정에는 조선산업이 거제시의 생명줄이라는 이유도 있을 수 있다.

특히 거제시 인구 절반 이상이 조선가족이라는 현실이 이를 뒷받침하기도 하지만 주민소득 3만 불의 신화, 멈출 줄 모르는 개발 등 지역발전과 경제성장은 조선산업에서 발생하는 연간 2조 원에 달하는 노동자들의 인건비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조선산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 있다. 하지만 대우조선에 대한 특별한 애정은 ‘대우조선이 우리 것’ 즉 ‘우리의 향토기업’이라는 데 있다.

산업은행이 우선해야 할 일은 거제시민의 정서를 살피는 민생실천이다. 금융지주라는 특권은 금물이다. 무조건 밀어붙이기보다 민의를 겸손하게, 특히 거제시민들의 정서를 한 번 쯤은  보살피는 애민정신을 우선하는 것이 옳다. 

금력이나 권력보다 더 강한 것이 민력(民力)이다. 산은 측의 대우조선해양의 바람직한 매각 방향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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