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노조 측 “정치적 입김 작용한 일방적 발언일 것”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작업을 빨리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민 회장은 지난 12일 “다음달 안으로 매각주간사를 선정해 내년에 매각작업을 재개 할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민간으로 넘어가야 한다. 국가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1월 말 한화그룹 컨소시엄으로의 매각이 무산된 이후 10개월여 만이다. 이같은 민 행장의 발언에 대우조선노동조합측은 진위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다.
대우노조 조광래 수석부위원장은 “이번 민 행장의 발언은 복잡한 현재의 시장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발언”이라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대우조선 매각은 내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국회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정치적 입김이 상당부분 작용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 부위원장은 또 “조선경기 침체로 대우조선의 헐값 매각이라는 변수와 금융권의 자금운용사항이 원만치 않은 때에 나온 발언이라 더욱 조심스럽다”면서 “전체적인 상황과 발언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한 뒤 노조의 입장을 정리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당초 대우건설과 하이닉스, 대우인터내셔널 등 M&A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들의 매각작업이 이뤄지고 난 이후 대우조선해양의 본격적인 매각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효성이 하이닉스 인수를 철회함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이번 민 행장의 발언으로 순위에서 밀려나 있던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작업이 빠르게 진행될 것 같다”면서 “하지만 대우조선해양과 대우인터내셔널 등의 대형 매물들이 나온 상황에서 하이닉스까지 포함돼 쉽게 전망 하기는 이르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의 조선경기로는 매수자들이 예전에 비해 싼 가격으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상황”이라며 “민 행장의 이번 발언이 얼마만큼의 파급효과를 보일지 알 수 없지만 매각과 관련해서는 산은의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련업계에서는 포스코와 한화, 현대중공업이 이미 한차례 대우조선해양의 인수전에 참여한 경험이 있고 아직 조선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점 등을 미뤄 또다시 참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10월 GS홀딩스와 컨서시엄을 구성해 대우조선 인수 본입찰에 참여하는 의지를 보였지만 GS홀딩스가 입찰 마감일날 돌연 입찰 포기를 선언해 동반 탈락했다. 1차 대우조선해양 입찰에서 인수전에 나섰던 현대중공업, 한화 등도 여전히 인수 후보자로 거론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최근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를 방문하는 등 조선사업에 깊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며 “속단하긴 이르지만 대우조선해양이 조선업 진출을 노리고 있는 기업들에게 매력이 있는 만큼 또다시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