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판매 수익금 1억원으로 기부활동 펼쳐

“만남의 사람 일은 인연이 되어 긴 세월 흘러도 가슴에 남고 가끔식 돌이키며 뒤돌아가서…”
25년 이상을 다소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조선소에 근무하면서도 감성적인 언어의 대명사인 시와 시조를 짓고 있는 정판길 파트장(총무팀 후생2).
습작뿐만 아니라 기부활동도 활발히 펼쳐 온 그가 지난 14일 대한문학운영위원회와 대한문단작가회가 여는 ‘2009 대한문학제’에서 대한작가상을 수상해 화제다.
정판길 파트장은 “지금까지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자 퇴근 후 틈틈이 글을 쓴 것이 좋은 결실을 맺어 기쁘다”며 수상소감을 간단히 밝혔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글쓰기를 좋아했다는 정 파트장은 1981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와 시조를 짓기 시작, 대학시절 첫 시집 ‘인연은 무엇인가’부터 올해 9월 ‘마음에 주고픈 사랑의 선물’까지 모두 4편의 시집을 출간했다.
그는 “일생동안 마주치는 어려움과 기쁨 속에서 지혜와 인내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데 이런 것들을 글로 표현하고 싶었다. 지난 시간들을 회상하고 반성하는 것은 미래를 준비하는 아름다운 방법 중에 하나다”라며 글을 쓰는 이유를 설명했다.

1982년 삼성중공업에 입사해 사람들을 대하는 인사 및 노무를 거쳐 후생업무를 하고 있는 만큼 자연스레 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주변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여기다가 꼼꼼한 성격과 메모하는 습관까지 더해져 작품활동에 좋은 밑거름이 됐다.
그의 작품특징 중 하나는 자연에서부터 인물, 도시의 사물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대상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 그래서 일상에서 느끼는 복잡다단한 감정들을 서정적이면서도 유연하고 솜씨있게 다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른 한편으로 그에게 글쓰기는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가 직장인이자 시인임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책을 기증하고 판매 수익금을 기부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이전에 발간한 시집 3편의 판매수익은 약 1억원. 정 파트장은 전액을 장애인, 독거노인 등에게 기부했고 이번 시집도 3000권을 인쇄해 50권과 1000권을 각각 중앙 국립도서관과 장애인 및 어린이 시설 등에 기증했다. 나머지 수익금도 사회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정 파트장은 “이번 수상이 큰 자극이 되어 훌륭한 회사원은 물론 뛰어난 작가가 되고 싶다”며 “글 쓰는 것에 대해 아직 배울 것이 더 많지만 시간이 좀더 지난 뒤에는 내 고장을 사랑하는 향토작가의 한 사람으로서 이웃에 봉사하며 살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