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이동 경로에 따른 가능성을 생각하면 육지와 제일 가까운 곳에서부터 접근해 보기로 했다. 교통이 발달하지 못한 옛날, 육지에서 섬인 거제도로 이동하기 위해서 가장 쉬운 방법은 거제도와 육지가 가장 가까운 곳은 견내량을 통해서 일 것이다.
먼저 견내량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면 접근성과 당시 유목과 농경생활 등이 편리한 지역인 둔덕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둔덕면의 명산인 산방산은 산이 꽃처럼 아름답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 산방산자락 골이 깊고 지형이 수려한 이곳은 사람살기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곳이 아닌가 생각한다. 옛날 사람들이 집터를 정할 때 절대충족조건이 풍수지리라는 것이 이를 뒷받침 해 준다.
지금 둔덕지역에 남아 있는 폐왕성지는 거제지역의 고군현치소로 거제지역의 옛 이름인 기성으로 기록돼 있다. 옛 어른들의 구전에 의하면 고군현치소의 자리는 풍수지리적으로 좌청룡 우백호의 지형으로 지금도 폐왕성의 왼쪽 끝자락을 ‘청룡끝’이라는 지명으로 불려지고 있다.
또 풍수지리에 의한 음과 양의 지리도 뚜렷하게 나타나 있다. 산방산 허리춤에 불끈 솟은 애바위는 영락없는 남자의 상징이며, 애바위 맞은 편 산세는 여자가 앉아 있는 하체의 형상을 보이는 애애등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바위와 애애등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곳은 둔덕면 거림마을과 방하, 농막마을이 위치해 있다. 이곳은 음양의 조화가 자연과 함께 잘 맞아 떨어지는데다 물 좋고 드넓은 옥토로 인해 사람을 제일 먼저 불러들였을 것이다.
더구나 기성을 호위하고 있는 우두봉의 줄기는 관모봉(冠帽峯)이라 부른다. 산봉우리가 옛 선비들의 모자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관모봉 줄기에는 하늘에서 신선이 내려와 제사를 모셨다는 제선(薺)바위가 있고 그 아래 둔덕면 지역을 가로지며 흡사 용이 산방산을 오르는 형상을 한 사형천인 둔덕천이 흐르고 있다.
더구나 지금은 폐왕성이라 불리는 거제지역의 고군현치소인 기성은 1170년(의종 24년) 9월 정중부를 비롯한 무신들의 반란으로 의종이 폐위되면서 3년간 유배생활을 한 곳으로 유명하다.
비록 폐위되기는 했지만 한 나라의 임금을 함부로 내몰았겠나 하는 짐작만으로도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해준다. 거제의 기원이 어디인지 별 문제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거제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증과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거제지역의 향토사를 연구하는 연구기간이나 학자들은 지금이라도 정립해놓아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지역을 상징하고 있는 바위나 산, 골짜기까지도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기록해야 하고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둔덕면 지역보다 육지가 가까운 곳은 사등면의 오량성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된 자료를 보면 육지와 가깝고 바다와 접하고 있는 사등면의 오량성은 둔덕기성이 있기 이전의 기성으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둔덕면의 기성과 달리 오량성은 역성(驛城)으로 기록돼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전문가도 아니면서 어설프게 거제의 기원을 둔덕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해 본다. 기차는 원의 중심으로 달린다는 말이 있다. 역사도 이와 같이 원의 중심으로 달린다면 비록 지금은 낙후된 농촌이지만 사람살기 좋은 고장인 둔덕이 그린타운 녹색고장의 중심에 설날이 올 것이라 감히 주장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