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겨울바다를 입안 가득 느껴보세요"
"거제도 겨울바다를 입안 가득 느껴보세요"
  • 최대윤 기자
  • 승인 2009.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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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최초로 굴구이집 운영시도 한 최명임씨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는 계절. 살이 통통하게 올라 육질 풍부한 신선함을 맛 볼 수 있는 굴구이가 손짓하는 계절이 왔다.

거제면에서 둔덕면 방향으로 가다보면 구수한 냄새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그리고 큼지막하게 ‘거제원조굴구이’(대표 백흔기·최명임)라고 써놓은 간판하나가 침샘을 자극한다. ‘거제원조굴구이’는 거제지역에서 굴구이를 먹어 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거쳐 간 소문난 굴구이 식당이다.

싱싱한 생굴에 초장을 듬뿍 찍어 입안에 넣을 때의 그 신선한 맛, 갯내음 향긋하게 풍기는 굴밥이나 굴죽 그리고 ‘탁탁’ 익어가는 소리까지 구수한 굴구이는 거제를 대표하는 맛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더구나 거제의 겨울바다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굴구이는 거제의 겨울여행을 맛있게 추억 하게 만드는 별미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10여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굴구이하면 사람들은 으레 서해안을 떠올렸고 거제지역은 국내 최고 품질의 굴 생산지면서 굴 요리 전문식당 하나 없었다.

그러다가 거제지역에도 굴구이 전문식당이 처음으로 들어섰다. 최명임씨가 거제 최초의 굴요리 전문식당인 ‘거제 굴 구이’를 운영하게 된 것이다.

그녀가 굴구이식당을 운영하자 주변 사람들은 굴 양식장이 지천에 깔린 거제지역에서 굴구이식당을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굴구이식당에서는 편하게 굴구이를 먹을 수 있지만 보통 굴구이를 먹기 위해서는 여간 손이 많이 가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생산지가 아니면 굴 껍데기가 제거 된  생굴 밖에 구 할 수 없다.

그녀가 운영하는 굴구이집은 간접구이 방식을 쓴다. 구이와 찜의 장점을 살려 스테인리스로 직접 제작한 불판에 싱싱한 굴을 가득 담아 뚜껑을 닫고 가열한다.

어느 정도 익었다 싶으면 뚜껑을 열고 한 손에 목장갑을 끼고 익은 굴을 골라 조그마한 칼로 까먹는다.

이 방법은 그녀가 서해안 일대의 굴 구이집을 답사하면서 배운 노하우이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거제토박이로 살면서 굴의 조리방법에 따른 특징과 거제지역 사람들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손님이 끈이지 않고 있는데다  주말이면 번호표 까지 배정해가며 손님을 받을 정도기 때문이다.

그녀는 “주말 이면 밀려드는 손님들 때문에 모처럼 휴식을 위해 집으로 오는 자식들까지 동원해야 할 정도로 바쁘다”며 “얼마 전에는 번호표 배정이 200번을 넘어 굴구이 구경도 못하고 돌아가는 손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녀가 시작한 굴구이가 거제지역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최근 거제지역 곳곳에 우후죽순처럼 굴구이집이 생겨났다. 그래서 그녀는 처음 굴구이식당을 개업하면서 지었던 ‘거제굴구이’라는 간판을 내리고 ‘원조’라는 수식어를 붙여 다른 굴구이식당과 차별을 두고 있다.

‘원조거제굴구이’가 다른 굴구이식당과 차별을 두는 것이 또 하나 있다. ‘원조거제굴구이’에서 쓰이는 굴이 그것이다.

보통 굴구이식당들은 굴양식장이나 도매업자를 통해 굴구이용 굴을 구입하고 있지만  ‘원조거제굴구이’에서는 그녀의 남편 백흔기씨가 직접 운영하는 굴양식장에서 생산 한 굴만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신선하고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애로 사항은 있다. ‘원조거제굴구이’에서는 1만8,000원 하는 가마솥 한 개에 2~3명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굴구이를 판매하고 있지만 굴 원가가 내려갈 때마다 손님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굴구이는 굴의 원가 보다 인건비와 운영비에 드는 비용에 비중이 큰 것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항상 신선하고 맛있는 굴을 판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원조거제굴구이의 맛을 잊지 않고 찾는 손님들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신종플루의 확산으로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굴이 면역력을 키우는 음식 중 하나로 알려지면서 굴구이를 찾는 발길이 더욱 분주해지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 굴구이의 1번지가 서해안이 아닌 남해안 거제도로 자리매김 하기를 기대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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