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군사 요충지는 희석, 해군 휴양섬으로만…
‘저도’군사 요충지는 희석, 해군 휴양섬으로만…
  • 변광용 기자
  • 승인 2009.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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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남대 18년만에 되찾아 … 市, 저도 되찾아 외도에 준하는 명소 만들어야

해군, 콘도형 군 휴양시설 건축 등 ‘군사 요충지’ 개념 희석…지금이 반환 적기

▲ 하늘에서 내려다 본 저도의 전경. 저도를 되찾아 거제시의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장목면 유호리에 속한 저도는 434,181㎡의 크기로 섬 전체가 해송 동백나무 팽나무 등의 울창한 숲으로 이뤄져 있다.

30여명 해군·해병이 기거하고 있고 대통령이 가끔씩 하계 휴양을 즐기는 것 외에는 사람들의 손길을 전혀 타지않은 그야말로 천혜의 보고다. 거가대교가 저도를 지나면서 일부가 파헤쳐지고 있고 해군이 휴양시설을 건축하면서 또 일부가 훼손되고 있다.

저도 꼭대기에는 팔각정과 전망대가 있으며 이곳으로 오르는 산책로가 자연과 조화되게 잘 만들어져 있다. 남쪽 바다쪽으로 형성된 202m의 백사장은 태고적 빛깔을 그대로 간직한 듯한 금빛모래 그 자체다. 대통령 별장인 청해대가 숲속에 자리잡고 있고 경호원 숙소와 9홀짜리 골프장도 아담하게 조성돼 있다.

저도의 관리권을 시가 넘겨받아 잘 가꾸고 정비해 개방한다면 거제시 해양관광의 요충지가 될 것이 분명하다는 게 모든 이들의 공통된 평가다. 그만큼 자연조건 및 주변경관이 뛰어나다.

저도를 찾아오는 일이 그리 수월치만은 않아 보이는게 당면 현실임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안되는 일이라고는 볼 수 없다’는 시각도  또한 많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가 하기 나름이라는 지적인 것이다.

1993년 이행규 의원은 “호주의 시드니 항에 있는 미 해군기지는 지역주민에게는 물론 외국 관광객에게 개방, 관광코스로 활용하고 있다. 행정이나 의회가 주도하여 전 시민운동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3년 박권제 당시 총무국장은 “청남대는 청원군 주민, 군의원들이 몇 년간 주도를 해서 돌려 받았다”며 민간주도의 ‘저도찾기’를 권유한 바 있고 반면 박영조 의원은 “행정에서 군 관리권 환수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 드린다”고 주장한 바 있다.

2004년 당시 옥기재 의원 역시 “청남대는 18년만에 돌려 받았다. 저도관리권 찾기 노력을 안하고 있는 것은 시민들에게 질타받아야 마땅하다. 작전상 필요없는 지역을 작전지역이라고 해서 군에서 안놓을려고 하는데… 대정부 건의를 하고 시민의 목소리를 모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간헐적으로 주장은 있었지만 이내 사그라들면서 이렇다 할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한 게 그간의 저도 관리권 환수의 역사였다.

거가대교가 저도를 지나면서 군사상 요지의 개념은 이미 희석됐다.

2004년 거가대교가 저도를 지나는데 따른 해군측의 반발에 대해 경남도는 군 장교 휴양시설을 지어 기부체납 하는 합의를 하게 된다. 당시 의회와 장목면 주민들은 이같은 합의를 강력히 성토하고 항의했다. 이영신 당시 의장은 성명서까지 발표했다.

현재 대우건설이 42세대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콘도형 휴양시설을  건축 중에 있으며 2010년 12월 준공예정이다. 해군은 이곳을 장교들의 하기 휴양시설로 활용한다는 계획으로 있다.

이는 해군이 저도를 계속해서 자신들의 전유물로 사용하겠다는 의사표시이자 전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그 우려되는 바가 더욱 큰 것이다. 어쨌든 이제 저도는 군사상 요충지라기 보다 해군의 휴양시설, 해군의 휴양 섬으로만 변해가는 듯한 인식을 주고있다.

그럼에도 거제시의 관리권 환수 요구에 대한 해군 측의 대답에는 변함이 없다. ‘군사상 요충지이기 때문에 불가하다’는 것.

고현동 한 시민은 “인천 팔미도, 청남대 개방 등을 보면 저도의 개방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특히 저도는 관광거제를 업그레이드시킬 무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런 기회와 자원을 멀리서 바라만 보고 있어서는 안되지 않겠는가. 저도를 찾아 외도에 버금가는 관광명소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저도는
1910년 :  일제 대륙침략 기지로 활용키 위해 토착주민 30세대 강제 소거
1920년 :  거제군 소속(일본군의 통신소, 탄약고로 사용)
1950년 :  주한 연합군의 탄약고로 사용
1953년 :  해군 인수, 이승만 초대대통령 별장 사용 시작
1972년 :  진해시로 행정구역 변경
1975년 :  대통령령 7817호로 저도, 망와도, 사근도, 진해시 편입, 박정희 대통령 별장 사용
1989년 :  9월 - 김병배외 장목주민 1,274명 연대서명 ‘저도환원 청원서’ 국회제출
 10월 - 국방부장관 ‘환원 불가’ 회신
 11월 - 김봉조 심완구 김동영 강삼재 등 국회의원 11명 ‘저도환원을 위한 청원소개 
            의견서’ 국회제출, 국방위원회 적극 지원 약속
1993년 :  손명환 등 166명 저도환원 요구 진정서 국회 및 거제군 제출.
              거제군 의회 환원요구 결의안 채택, 김봉조 의원 진해시 방문 설명회 개최
             6월 - 유호리 주민 환원 요구 해상 선박 시위
             8월 - 경남도의회 저도 행정구역 거제 환원 상정 및 가결
             12월 1일 - 저도 거제군 환원, 청해대 시설해제(대통령령 제14006호)
1999년 :  거제시의회 ‘저도 관리권 환수’ 건의서 채택
2003년 :  저도관리권 환수운동 위한 시 예산 편성
2004년 :  거제시의회 저도 군휴양시설 건립 반대 성명서 발표, 국방부, 청와대 방문
2009년 :  현재 진해기지사령부 공간관리대가 관리, 지하1층 지상 4층 콘도형 군휴양시설 건축중
2010년 :  12월 - 준공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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