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 없는 아줌마의 ‘동남아’ 탈출기
겁 없는 아줌마의 ‘동남아’ 탈출기
  • 최대윤 기자
  • 승인 2010.01.11
  • 댓글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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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마사지 수강생에서 피부관리사 강사 된 강정아씨

“저도 한때 ‘동남아’였지만 지금은 남부럽지 않은 전문가가 됐습니다.”

지난 6일 오후 2시 거제시여성회관에서 운영되는 자격취득교육 피부관리사반을 찾았다. 이날 수업에 참석한 10여명의 피부관리사자격반 주부들은 하얀 피부 관리사 가운을 입은 강정아씨(41)에게 질문 공세를 쏟았다.

주된 질문은 피부관리사 자격취득에 따른 전망과 진로에 대한 방향, 피부관리사 자격증의 효율성 등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대답하고 싶은 대답은 따로 있다.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은 모든 여성이 갖는 공통분모다. 아름다움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행복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강씨는 피부관리 사업은 외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내면의 가치까지 가꾸는 일이라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는 도전하는 여성만이 여성의 올바른 권리를 지킬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5년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동네에서 남아도는 아줌마’를 일컫는 ‘동남아’였다. 즉 별다른 활동 없이 집안일에만 몰두하는 전업주부를 일컫는 말이다.

그녀의 삶은 가사노동과 가끔 나가는 봉사활동이 전부였다. 늘 무료하고 반복적인 일상의 연속은 그녀의 몸과 마음에 병까지 생기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 그녀는 한글교실봉사를 하면서 알게 된 한 할머니의 모습을 보면서부터 인생이 바꾸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80이 훌쩍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글 배우기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는 한 할머니에게 “할머니 이 연세에 글은 배워서 뭐 하시게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할머니는 “죽기 전에 손자 녀석에게 내손으로 직접 쓴 편지 답장 한 번 해보는 게 소원”이라는 대답을 했다.

할머니가 보여준 열정은 그동안 나태해진 그녀의 삶을 뒤돌아보게 만들었다. 그때부터 그녀는 항상 긍정적인 생각과 자신감을 가지고 무엇이든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는 당장 마음을 다잡겠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집 앞에 위치한 거제시여성회관 취미교실 서예반에 등록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하지만 의도와는 다르게 여성회관에서 운영하는 발마사지관리사 과정을 등록하게 된다.

친구 권유로 시작한 발마사지관리사 과정이었지만 발마사지를 배우면서 그녀는 건강이 날로 좋아졌고 발마사지관리사 일에 대한 매력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하루하루가 즐거워 졌다.

이때부터 그녀는 더 이상 동네에서 남아도는 아줌마가 아니었다. 그녀는 봉사활동을 나갈 때면 빠지지 않고 도구를 챙겨들고 발마사지 봉사를 했다. 그녀는 발마사지관리사 자격에 안주하지 않고 피부 관리사 자격증에도 도전했다.

특히 피부 관리사 자격을 취득과정 중  “피부 관리사는 의료인이 아니지만 마음에 있는 병까지 어루만질 줄 알아야 진정한 피부 관리사가 될 수 있다”는 강사의 말을 듣고 꼭 그런 사람이 되리라 마음을 굳힌다.

마음을 치료 할 수 있는 피부관리사가 되기 위해 그녀는 요가강사, 웃음치료사 자격증까지 취득하고 지난 2008년 말부터 국가자격증이 된 피부관리사 자격시험까지 당당히 합격했다. 당시 피부관리사 자격 합격률은 20% 정도로 치열했다.

그리고 지난해 그녀는 자신이 발마사지를 배우고 피부관리사의 꿈을 키웠던 던 거제여성회관 피부관리사 자격반을 5년 만에 다시 찾는다. 이번에는 수강생이 아닌 강사의 자격이다.

수업을 하면서 그녀는 5년 전 자신의 모습과 너무나 닮은 그들을 보며 ‘항상 긍정적인 사고와 적극적인 모습’을 수없이 강조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지난해 피부관리실을 겸한 화장품 매장까지 열었다.

그녀의 주변 사람들은 취미로 시작한 자격증을 이용해 겁 없이 일을 크게 벌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했지만  피부관리사란 직업 앞에서 그녀의 모습은 언제나 당당하다.

그녀는 피부관리사에 대해 “큰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관리 받는 이의 피부를 예쁘게 해주겠다, 이익이 덜 남아도 고객신뢰를 얻겠다는 생각과 피부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까지 치유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일을 시작하면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녀는 “아직까지 피부관리가 사치라는 인식이 사회전반에 뿌리 깊다. 하지만 수요가 점점 많아짐에 따라 저변확대 및 확산이 빠른데다 남성 피부관리사가 늘어나는 점 등을 볼 때 유망 있는 직종임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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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남아 2010-01-11 19:34:46
열심히 사는 모습 멋지네요
당신은 얼굴만큼 사는 모습이 아름다운 여성이군요

한기수 2010-01-11 21:16:42
정말 멋있게 살고 계신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준비를 철저히 하시는 모습을
본 받아 열심히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몸과 마음도 건강하시고, 사업도 번창하십시오.

양영자 2010-01-11 21:47:38
정말 멋지게 당당하게 열심히 사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나도 조금만 더 젊어서도 집사님의
모습처럼 살아 가고 싶은데,,아뭏든 멋진 정아집사님 화이팅,,!

하은정 2010-01-11 22:21:00
강정아 피부관리사님 화이팅
정아야 정말 멋있다....부러워...
언제나 밝고 긍정적인 너의 모습 너무나 행복해 보여...
언제나 너의 미래에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진주에서 은정이가

오래비 2010-01-12 07:07:44
맨날 부지러이 쪽카댕기더마는 신문에도 드디어~...
장하다 강정아 잘나왔다 강정아
근데,,양동남아님! 사는모습&아름다운..다 맞긴한데..
["얼굴만큼"] =====>요건 당연히 내면의 아름다움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