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도 이력이면 한국에서 나고 자라고 자기계발과 호기심이 왕성한 토종 한국부인이 연상될 법하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2년 전 남편을 따라 대한민국에 처음 온 브라질 출신의 레안드라 루시아나 바르비에리씨(Leandra Luciana Barbieri·38)다.
레안드라씨의 남편은 대우조선해양(www.dsme.co.kr·대표 남상태)에서 브라질 국영석유시추회사인 페트로서브' 프로젝트를 위해 근무하고 있다.
남편과 함께 온 낯선 한국, 그것도 거제도에 첫 발을 디딘 레안드라씨. 그녀도 처음에는 한국의 자연과 문화가 어색해 '어떻게 살까?' 하며 고민만 했다고 한다.
매사에 적극적인 레안드라씨는 "어느 나라를 가든 그 나라의 문화를 알고 이해하려는 생각과 열린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눈에 보이는 데로 한국을 배우기로 마음을 먹었다. 마음을 고쳐먹은 그녀는 이내 한국의 문화를 깊이 사랑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녀는 한국문화를 배우기 위해 자신이 살고 있는 옥포동에서 가장 먼저 태권도를 배웠다. 태권도를 배우면서 친구들도 사귀게 됐고 1년간의 수련 끝에 자주색 띠까지 따게 됐다. 다이어트는 덤.
태권도 외에 그녀가 배우 것은 도자기 공예와 수묵화. 특히 수묵화는 여느 한국 사람도 흉내 내기 힘든 수준이다. 지난해 7월부터 거제 외국인 클럽을 통해 매주 금요일마다 다른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배우기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지만 수묵화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줬다고 한다. 가다듬은 마음을 붓에 담아 그리는 한국화의 매력에 빠져 꾸준히 연습한 끝에 호랑이띠인 남편을 위해 호랑이 그림을 그렸고 브라질에 있는 친정 엄마에서 꽃을 그려 선물을 했다.
"한국문화와 사람들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이 너무 좋아 남편에게 평생 이곳에서 살자고 말한다"는 레안드라씨.
누구보다 한국적이고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그녀는 "올해가 한국에서 상서롭다는 백호랑이 해이기에 호랑이띠인 남편을 위해 호랑이띠 아이를 낳고 싶다"고 수줍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