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역사, 진실을 찾아서②
거제역사, 진실을 찾아서②
  • 거제신문
  • 승인 2010.03.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갑생/부산ㆍ경남사학회 연구원

거제시 연혁, 제각기 달라

최근 서울에 사는 향인 한 분이 인터넷을 검색하다보니 거제시의 연혁을 보고 고민스럽다고 필자에게 문의해 왔다. 그는 전직 고위직 공무원 출신으로 거제의 연혁을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과 네이버 등을 검색하고 거제시홈페이지를 방문하여 정리하고자 마음먹었다.

또한 그는 거제시에서 편찬한 '거제시지'를 보고 더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필자는 그에게 무엇이 문제냐고 물었다. 그는 일부 거제시의 연혁이 잘못되어 있다며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대답했다.

그럼 거제시청이나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거제시의 연혁이 어떻게 기술되어 있는지 살펴보자.

'거제시지'(거제시, 2002년 발간) 역사편(상권·729쪽)에는 "성종 2년(983년)에는 기성현(지금의 둔덕면 거림리)으로 개칭"했다고 적고 있다. 같은 책 행정편(3편·740쪽)에는 "고려 성종2년(983년) 기성현으로 강등(거제군지)" 됐다고 기술하고 있다.

'거제시지'에 기술된 내용 중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하나하나 짚어보자. '거제시지'의 역사편과 행정편의 연혁이 보면 크게 틀리지 않다고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행정편의 연혁에서 '기성현의 강등'이나 '거제현의 개칭' 등을 적고 있다. 원래 기성현(岐城縣)은 거제현의 별호(別號)다. 쉽게 말해 거제현의 별명이 기성이라는 것이다.

고려 때 가리현(加利縣, 성주목)의 별호도 기성이었다. 강원도 금성현은 고려 때 기성현으로 불렸다. 이처럼 기성은 별호로 여러 지역에서 사용했다는 것. 따라서 고려 때 거제현은 기성이라는 별호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별도로 개칭했다고 볼 수는 없다.

'대동지지'(5책·70면·1932)에 보면 거제도호부로 승격하고 읍호를 기성이라고 불렀다"고 기록하고 있다. 기성은 별호와 같이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기성현으로 강등되었다는 기록은 고문헌에서 찾을 수 없으며 '거제군지'(1964년)에 나온 내용을 잘못 인용함에 따른 오류라고 보인다.

거제현은 여러 문헌에서 그런 사례를 찾을 수 없다. 훗날 고종 때 거제부에서 거제군으로 강등된 사례만 있을 뿐이다.

이 오류로 인하여 거제시의 연혁 표기에 혼선을 주고 있으며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앞으로 거제시 연혁에는 '거제현은 기성을 별호로 사용했다'는 내용을 넣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