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철새도래가 가장 많은 경남지역에 독감백신 공급이 늦어져 경남도민은 물론 거제시민 건강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더구나 올해는 인체에 감염이 우려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만연, 국민들의 독감 예방접종이 시급한데도 지방자치단체는 발 빠른 대책은 고사하고 백신 공급처인 질병관리본부 눈치 보기에만 급급해 일선 보건행정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거제시 보건소는 올해 거제시민 2만3천명(전체 시민의 약 12%)에 대한 독감 예방접종을 계획하고 지난달 8-9일, 65세 이상 노인 9천여명을 대상으로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한데 이어 30일부터는 일반인에게도 1인당 7천5백원의 접종비로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반인 예방접종 첫날인 11월30일, 무려 3천4백여 명의 시민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더구나 일반인의 접종 기간은 허울 좋게 2개월이지만 실제 접종 가능일은 공휴일을 제외하면 11월 하루와 12월 20일간 등 총 21일에 불과해 그간 미적댄 보건행정에 시민들의 의혹까지 증폭되고 있다.
여기에다 접종 대상자도 예년의 3만명, 지난해 2만7천명에 비해 올해는 크게 줄어든 데다 접종시기조차 예년의 9월-12월까지의 기간에 비해 너무 늦어 주변 여건 등을 감안, 거제시 보건행정은 거꾸로 가는 양상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달 22일에는 인체 감염이 우려되는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까지 발생, 독감예방 접종은 ‘발등의 불’처럼 시급한 상황은 물론 해마다 경남지역은 철새 도래가 많다는 점 등도 감안하지 않았다는 지적들도 나오고 있다.
거제시 보건소 관계자는 “예년에는 보통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간 독감예방접종을 실시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사실상 늦은 감이 없지 않다”며 “질병관리본부의 백신 공급 일정이 늦어져 일선 지방자치단체는 어쩔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5일, “올해는 WHO(세계보건기구)가 최종적으로 두 종류의 바이러스를 두고 결정에 고심하는 바람에 백신 선정이 늦어져 지방자치단체에 공급도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독감예방 백신 개발은 WHO가 그 해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독감바이러스를 체크, 이에 대비, 백신을 개발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백신 개발이 완료됐을 때 질병관리본부(서울소재)는 수급과 공급을 총괄하고 있다.
그러나 경남도는 우리나라 어느 지역보다도 가을부터 겨울까지 많은 철새의 도래와 함께 조류 인플루엔자 인체감염 위험성이 상존한다는 점을 감안, 서둘러 백신 구입을 추진하는 등 빈틈없는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들이다.
특히 경남도는 지역 특성에 따른 심각성을 정부에 건의, 백신의 조기구입 및 적정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들이다.
신모(51·신현읍 고현리), 박모(48·신현읍 장평리), 노모씨(55·일운면) 등 시민들은 “독감 예방접종은 약2주가량이 지나야 면역효과가 나타나는 점을 감안, 적정량의 구입과 함께 해마다 철새가 도래하기 전 서둘러 접종을 실시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독감 조기접종은 질병재앙을 예방하는 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