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순환버스 도입 등 노선 체계 개선 시급

옥포시내 안쪽 A아파트에 살고 있는 30대 주부 김 씨는 며칠 전 일만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단다. 갓 돌이 지난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같은 옥포 안에 있는 옥포 복지관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그러나 김씨는 때 아닌 교통 전쟁을 한바탕 치러야 했다. 한 시간에 한 대 꼴로 있는 시내버스를 아슬아슬하게 놓친 김씨는 택시를 잡기 위해 한참을 기다렸으나 택시도 좀처럼 오지 않았다. 김씨는 할 수 없이 유모차를 끌고 걸어 가야만 했다. 버스로 10분 이내의 거리가 왕복 두 시간이 걸렸다.
"살다 살다 이렇게 버스 타기 힘든 동네는 처음 봅니다. 소방서 앞에다 사람들 내려주면 그 때부터는 알아서 집에 가란 소리 아닙니까. 옥포에서 아주동으로 넘어가는 국도 밑으로 이렇게 거대한 주거지역이 밀집해 있는데 시내버스는 한 시간에 한대 꼴이라니.. 이게 말이나 되는 행정입니까?"
옥포지역 주거 밀집 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시 버스노선 체계로 옥포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옥포시내를 경유하는 시내버스는 고현발, 능포발 모두 한 시간에 한 대 꼴로 배정돼 있는 상황. 나머지 버스들은 국도변을 따라서만 고현, 능포로 각각 일자 운행을 하고 있다.
옥포 국도변에는 총 4 군데 정류소가 있고 이를 제외하면 곧바로 아주동, 혹은 연초면으로 넘어가는 형태로 노선이 지정돼 있는 것.
문제는 옥포 지역의 주요 주거 및 상가 발달 구역이 대부분 버스가 정차하는 국도변에서 멀리 떨어져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버스를 이용하는 학생들 및 주민들은 국도변에서 버스를 내려서 장시간 도보로 이동을 하거나 다시 택시를 타야만 하는 현실을 감내하고 있다.
옥포동 주민 이모씨는 "옥포에만 20년을 살았다. 누가 뭐래도 옥포는 고현을 제외한 거제시 제 2의 도심지역이 아닌가. 도심은 커지고 사람은 넘쳐나는데 대부분의 버스가 여전히 큰 도로에만 정차하면 저 아래쪽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집에 가란 말인가. 도심이 커지면 그에 따라 버스 노선도 재정비 돼야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옥포지역 대중교통의 불편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에 대해 시 관계자는 "버스 노선 조정이 이뤄진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버스노선을 조정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장기적으로 차차 조정을 해나갈 문제라는 것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교통 불편에 대한 지적이 나온 지 꽤 오래되었음에도 지난번 시내버스 노선 조정에서 반영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옥포지역에 버스가 들어가게 되면 연초, 아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항의가 바로 들어오게 돼 있다. 옥포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잠시 옥포에 들렀다가 나가면 되지 않겠냐고 생각하겠지만 그만큼 버스시간이 지연될 것이고 기존의 '기득권자'들은 그 상황을 묵인하지 않을 것이다"고도 덧붙였다
이와 관련 옥포동 주민들은 고현의 경우처럼 '시내 순환버스' 의 운행을 적극 주장하고 있다. 한 옥포 주민은 "모든 사람들이 자가용을 타고 다닐 수는 없는 일이다. 옥포 역시 고현처럼 도심순환버스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순환버스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큰 도로를 지나가는 주요 노선을 그대로 두면서도 옥포 도심, 주거 지역으로의 편리한 이동을 가능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옥포 순환버스 도입에 대해 계획을 수립해 가고 있는 상황이다"며 "아직 구체화된 계획이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시행될 것임을 염두에 두고 세부 계획을 조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