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파티(Tea Party)
티 파티(Tea Party)
  • 거제신문
  • 승인 2010.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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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광 본지 칼럼위원

최근 언론에 보면 '티 파티(Tea Party)'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한 마디로 미국 오바마 정부의 과도한 재정지출에 반대하는 시민운동을 뜻한다. '티 파티'는 '보스턴 차 사건(Boston Tea Party)'에서 차용된 말이다.

17세기 중반 영국 런던에는 3,000여개의 커피하우스가 성업할 만큼 커피의 수요가 대단했다. 커피하우스에는 남자들이 무리지어 죽치고 앉아 담론하는 장소로 변하자 정부는 이 곳이 혁명의 온상이라는 정치적 이유로 폐쇄한 적도 있다.

더구나 오랜 시간 남편을 빼앗긴 부인들이 커피하우스를 폐쇄해 달라는 탄원을 내는 일까지 있었다. 커피는 공급부족으로 품귀현상이었지만 영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값싼 홍차는 재고가 많았다.

당시 미국은 커피보다 홍차를 훨씬 즐겨 마셨다. 영국은 이 점을 노려 동인도회사를 통해 홍차 수출을 독점하고 높은 관세를 붙였다.

이 일방적 거래에 분노한 시민들이 급기야 아메리칸 인디언으로 변장해서 보스턴 항에 정박해 있던 3척의 무역선을 습격하여 싣고 있던 홍차화물을 바다에 던져 버리고 만다. 그때 버려진 홍차의 수량이 얼마나 많았던지 보스턴의 바다가 홍차색으로 물들일 정도였다.

이 일로 영국 본국과 식민지의 대립은 악화되고, 결국 1773년에 발발한 독립전쟁으로 이어져 아메리카 합중국이 탄생하는 계기가 된다. 또한 이 사건 이후 미국사람들은 홍차에서 커피로 돌아서면서 지금은 세계 최대의 커피 소비국가가 되었다.

'보스턴 티 파티'는 미국인들이 과세와 간섭에 반발해 벌였던 시민저항운동으로 기록되어 있고, 요즘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티 파티 운동' 역시 오바마 행정부의 조세정책에 대한 저항으로 맥을 같이 한다.

특히 '티(TEA)'는 '세금을 낼 만큼 냈다(Taxed Enough Already)'는 말의 이니셜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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