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단위 중점, 포괄적인 일차 건강 관리
질병 원인 다양하게 접근, 생활 근본 개선

가정의학이란 의학의 한 분야로, 환자의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가족단위에 특히 중점을 두는 포괄적인 일차 건강관리를 말한다. 가정의학은 사람에게 생긴 대부분의 질병과 앞으로 발병할 건강 위험 요소들을 모두 관리하는 가족의 주치의로 도움을 주는 의학 분야이다. 따라서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남녀를 불문하고, 그때에 알맞은 건강에 대한 관리를 하도록 도움을 준다.
우리나라에 처음 서양의 현대의학이 도입된 지 백년이 지났다. 20세기 초에는 전 세계 대부분의 의사들이 일반의였으나, 의학에 관한 지식이 양적으로 증가하고 의학교육 내용이 바뀜에 따라 진료의 전문화, 세분화가 촉진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1970년까지는 일반의사가 80% 전문의가 20%였으나 오늘날에는 전문의가 90%를 넘는다. 이렇듯 의료의 전문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하여 크게는 우리 몸의 장기별, 나이별, 성별 그리고 질환별로 전문 과목을 세분화하였다.
의학이 전문화 세분화되면서 장점도 많아졌지만 단점도 생겼다. 가벼운 건강문제를 가지고도 고가의 진료를 받아야 하고, 질병과 뚜렷이 연관되지 않은 증상이나 건강문제를 가지고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 이들 과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외면당하거나 혹은 신경성이라는 포괄적인 병명을 붙여 불편함을 호소하는 당사자가 정확한 질병의 원인을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가정의학은 이러한 문제들의 복합적인 원인을 크게 생활습관, 신체기능, 스트레스관리, 노화 등 다양하게 접근하여 질병의 근본이 되는 생활, 의학적 상식을 제공하여 건강 위험요소를 줄임으로 앞으로 발생한 질병을 예방하고 이미 가지고 있는 질병에 의해 따라 올 합병증을 줄임으로서 삶의 질을 높인다. 지난 20년 동안 가정의학과에서 도움을 준 질환군은 아토피, 알러지, 예방접종, 갱년기장애, 노화기능, 해독기능, 면역기능, 퇴행성질환관리, 만성피로 그리고 신체적 기능회복 등이다.
가정의학이 공식적으로 지금과 같은 개념을 갖게 된 것은 1969년부터인데, 당시 의학의 세분화 전문화에 따른 기계적인 치료에 불만을 가진 의료소비자의 건의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의료서비스를 만든 결과이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두통으로 병원을 방문하였다면 가정의학이 없는 경우는 신경과, 신경외과 그리고 정신과를 전전하다가 두통의 원인이 이들과의 진료로 명백하게 확인이 되지 않을 경우 다양한 형태의 진정제나 안정제로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가정의학과가 있다면 이 사람에게 두통이 올 수 있는 모든 가능한 이유를 가족처럼 과거에 대해 찾아보고 앞으로 관리를 위한 맞춤 건강관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경험하듯이 환자인 나를 하나의 인격체 혹은 가족의 일원으로 대해주지는 않는다. 가정의학과의 출발은 국민들이 갈망하는 의료서비스를 충족해 달라는 요구로 부터 시작되었다. 의사 한 사람이 개인의 건강에 관한 모든 것을 담당하기 시작한 과거처럼 우리 몸 전체에 대한 관리를 하라는 의미가 부여되었다.
이와 같은 경향은 비록 그 정도는 다르지만 많은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에 첫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배출 된 이후 모든 대학병원에서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양성되고 있다. 영국에서도 의료전달체계에 일반인의 역할을 강화함으로써 전통적인 일반진료의 개념을 강화시켰다.
대우병원의 경우 1985년부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파견하기 시작하였고, 1990년까지 가정의학과 전문의의 포괄적인 진료를 하였다. 최근 10년 동안 가정의학과 진료가 없다가 지난 3월에 아주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다시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파견하였다.
특히 현대인을 가장 많이 위협하는 생활습관병, 건강기능장애, 노화기능장애, 스트레스와 피로증후군에 대해서는 신선한 치료를 통해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 대우병원의 가정의학과를 통해 지역주민의 건강이 회복되고 보다 높은 삶의 질을 기대해도 좋겠다. 이득주 대우병원장(아주대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