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 때, 부에서 군 승격이라니
최근 거제시에서 발간한『거제시지방세변천사』(2009. 8)에 보면 거제시의 연혁을 잘못 기록하고 있다. 또한 거제시청홈페이지나『제13회 거제시통계연보』등에도 같은 오류를 발견할 수 있다.
'1895. 5. 26 고종 3년 칙령 제98호 경상남도 거제군으로 승격', '1896. 8. 4 고종4년 칙령 제36호 경상남도 거제부로 승격' 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위의 연혁 중 두 가지의 오류가 있다. 첫째 '1895년 고종 3년'과 '1896년 고종 4년'으로 적고 있다. 둘째, '거제군 승격'과 '거제부 승격'이다.
두 연혁이 어떻게 잘못 기록되었는지 간략하게 살펴보자. 첫째는 1895년은 고종 33(을미년)이고, 1896년을 고종 34년으로 고쳐야 한다. 이 부분은 단순한 오자나 실수로 볼 수 있으나 오래전부터 계속 사용하고 있었음을 감안한다면 납득하기 어렵다.
부(府), 4등급 군(郡)으로
거제시는 상군·거제군(신라·남북조), 거제현(고려·조선), 거제부(1711년)로 승격됐다. 1895년 거제는 부에서 군으로 변경됐다. 조선 개국 504년만인 1895년 5월 26(칙령 제98호) 조선은 지방제도를 개정하기에 이른다.
이날 고종에게 재가를 받은 개정에 따르면, 전국을 23개소의 부(府)로 개편하고 그 아래에 군을 두게 했다(관보, 1895. 5. 28·29, 고종실록, 5. 26).
앞에서 거제군이 거제부로 승격됐다는 말은 명확한 오류다. 또한 1896년 8월 4일 칙령 제36호 '지방제도와 관제 및 봉급과 경비의 개정에 관한 건'을 재가하여 전국 23부를 13도로 개정하고 각도에 관찰사를 두고, 13도 아래 군을 1등∼5급으로 나누어 지방관 군수의 봉급과 경비를 차등 지급하게 했다.
거제군은 경상남도 거제군 4등급으로 결정됐다(고종실록 1896. 8. 4, 관보 1896. 8. 6). 따라서 조선말기 거제는 거제부→동래부 거제군→경상남도 거제군(4등급)으로 점차 규모나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심지어 일제강점기 거제군은 용남군과 함께 통폐합되어 통영군에 복속됐다.
반복되는 실수는 없어야
거제시의 연혁은 학교의 과제물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런데 거제시가 잘못된 연혁이나 역사적 내용을 홈페이지나 각종 책자에 게재한다면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거제시는 바르게 고쳐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