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리 농부 '붓글씨 휘날리며'
서정리 농부 '붓글씨 휘날리며'
  • 배창일 기자
  • 승인 2010.04.1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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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면 백익기씨 제28회 대한민국 서예대전 한글부문 '대상'

▲ 전국서화예술인협회가 주최한 제28회 대한민국서예대전 및 예술대상전에서 서예 한글부문 대상을 차지한 거제면 서정리 백익기씨가 자신의 작품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고 있다.

거제면 서정리에서 성내 참기름집을 운영하고 있는 백익기씨(71). 한라봉을 기르며 소를 키우는 전형적인 농부인 백씨가 대형사고(?)를 저질렀다.

(사)전국서화예술인협회가 주최한 제28회 대한민국서예대전 및 예술대상전에서 서예 한글부분 대상을 차지한 것이다.

백씨가 서예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99년. 공직에서 퇴임한 함두형 선생이 연 서예교실을 찾으면서부터다. 그 이후로 꾸준히 공부를 해오던 백씨는 지난 2007년 부산 동의대학교 평생교육원에 입학해 2년 동안 수학하며 서예지도자 가격증을 따는 등 향학열을 불태웠다. 

낮에는 농사일에 바빠 글을 쓸 시간을 내기가 어려운 백씨는 저녁시간대 짬을 내 서예에 몰두한다고 한다.

백씨는 "공부를 많이는 못했지만 좋은 글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할 정도로 서예에 관심이 많았다"면서 "농장에 작업공간을 만들어 작품 활동을 하고 있지만 당뇨 때문에 쉽게 피곤해져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2009년부터 작품을 출품해 온 백씨는 다양한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지난해 열린 제27회 대한민국서예대전 및 예술대상전 입선, 제2회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부산공모전 특선 등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지난달 21일 부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서예대전 시상식 당시 '예(藝)'자가 찍혀진 황금색 배지를 달고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는 그는 상을 받고 나니 어깨가 한층 무거워짐을 느낀다고 한다.

백씨는 "글, 특히 서예는 어린친구들에게 너무나 좋은 공부"라면서 "잡념이 없는 맑은 마음  속에서 사물과 이웃 등에 대한 사랑을 키워갈 수 있고 흐트러짐 없는 마음의 중심을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자신의 작품에 만족한 적이 없다는 백씨. 그는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힘이 닿을 때까지 작품활동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욕심 같아서는 더욱 발전하고 싶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다"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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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p0006901 2011-05-08 21:33:18
아침에 일찍 활동하는 새가 먹이를 많이 먹을수 있다고 하시며 당신의 성실과 근면하심을
몸소 실천으로 보여 주심에 늘 벅찬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숙모님과 더불어 백년해로 하시고 후진양성을 위해 더욱 정진해 주십시요! 감사합니다.

ksp0006901 2011-05-08 21:12:12
늦었지만 오늘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뵙게 되어 알게된 삼촌께서 치신 사고는 신선함을 뛰어넘어 충격에 가까웠습니다. 뵈올때마다 인생의 노트를 전하시면서 "진인사대천명"이요"사필귀정"을 말씀하셨던 님이시기에 언제나 마음에 아로새기게 되었습니다. 이제 편한한 여생을 보내셔도 되겠시겠지만 결단코 거부하시고 사람은 생명이 붙어있는한 사지백체를 부지런히 움직여야만 된다 하시며 세월을 초월한 삶을 보여 주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