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후반 거제의 산업화는 조선산업이 이끌었다면 그 이전의 거제 산업화와 역동의 견인차는 바로 지금은 옛 것이 돼버린 거제대교였다.
1971년 바다가 아닌 육지로 거제에 들어오면서 우리 선배들은 어떤 희망과 바람을 가졌을까? 이후 거제는 남해안 조그만 섬에서 세계 제일의 조선소를 가진 조선 산업 관광도시로 급성장했다.
그 성장을 뒷받침하느라 피로가 누적된 것일까? 지금 옛 거제대교는 지치고 몸살을 앓고 있다. 또한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인간사로 치자면 그래서는 안될 일이지만 경제성과 효율성을 따져야 하는 도로인 점을 감안하면 관리문제, 비용문제 등이 만만치 않은 만큼 이해는 간다.
1999년 신거제대교가 개통됐다. 옛날 거제대교는 소용이 큰 폭으로 줄었고 지방국토청은 유지, 보수, 관리 주체를 경남도로 떠넘겼다. 도 역시 귀챦은 듯 '거제에서 하라'며 떠넘긴 상태다.
40년이 다돼가는 도로고 산업화의 피로를 묵묵히 받쳐온 다리인 만큼 곳곳이 균열이 가고 교각이 뒤틀리고 위험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유지, 보수비용도 2008년부터 올해까지 20억여원이 넘게 투자됐다.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보수비용이 들어갈지…. 경남도나 시가 '애물단지' 취급하는 배경이다.
요즘도 1일 2,000여대의 차량들이 이 다리를 지나 다닌다. 통영-거제간 고속도로가 연결될 것으로 추정되는 2016년까지 비용이 아무리 들더라도 유지보수를 해 간다는게 시의 방침이다. 해체 이야기도 검토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그 때가 됐다고 해서 다리를 없애버리는게 또한 맞는 일인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따라서 옛 거제대교에 대한 경남도와 거제시의 발상의 전환을 촉구하고 싶다. 우선 관리권 문제의 재검토다. 기초자치단체가 관리주체가 되기에는 벅찬감이 없지않다. 경남도에서 좀 더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 도가 관리권을 다시 행사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된 관리와 안전확보가 수월할 수 있다.
둘째는 옛 거제대교의 이후 활용방안이다. 차량 통행수단으로서의 도로기능만 생각하는 좁은 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활용방안은 무궁무진하다. 옛 것을 시대와 환경에 맞게 계승, 발전시켜 새로움을 만들어내자는 것이다.
관광테마, 해상문화 공간, 야경 테마, 사람만의 공간…. 발상에 따라 다양한 새로움을 창조해낼 수 있는 것이다.
시에 촉구한다. 관리권 싸움을 다시 시작하고 나아가 '애물단지' 취급만 하지 말고 10년 이후, 20년 이후를 내다보는 활용방안을 지금부터 검토하길 바란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