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 의종이 유폐됐다고 전해지는 거제 둔덕 기성(일명 폐왕성)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청장 이건무)은 둔덕면 ‘거제 둔덕기성’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고 지난 26일 밝혔다.
거제도 서편에 위치한 둔덕기성은 7세기 신라시대 성의 축조법을 알려주는 중요한 유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현문식(懸門式ㆍ성의 외벽에서 바라볼때 00형태) 구조인 동문지와 삼국시대 처음 축조되고 고려시대 보수된 성벽 등은 축성법의 변화를 연구하는 데 학술적 가치가 크다.
고려사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 의하면 고려 의종(毅宗ㆍ재위 1146-1170년)이 이곳에 3년간 유배됐고, 조선 초에는 고려 왕족들의 유배지로 이곳이 사용됐음이 기록돼 있다.
이 성은 당초 의종이 거제도로 유폐된 후 축성된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동아대박물관의 지표조사,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의 4차례 시굴 발굴 조사와 거제시가 주최한 학술 세미나 등을 통해 신라시대에 처음 쌓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대형 문루를 갖춘 현문식 문지구조(門地構造)와 체성(體性)의 축조 수법이 타 산성에 비해 정연하고, 집수지의 규모 등을 볼 때 관방ㆍ치소ㆍ유배지 등의 기능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문화재청은 30일간 지방자치단체와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거제 둔덕기성’을 사적으로 공식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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