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대마도·큐슈 연결 항로를 열자
거제·대마도·큐슈 연결 항로를 열자
  • 거제신문
  • 승인 2010.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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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원 본지 칼럼위원/거제박물관장/(사)경남 박물관 협의회장

지방선거가 임박해졌다. 여러 후보들이 여러 가지 명분과 이유를 들어 출마를 선언하고 열심히 표밭을 누빈다. 생김새만큼이나 목소리는 각양각색이지만 하나같이 외치는 내용은 지역발전의 적임자가 바로 자신이라는 말이다.

작년부터 준비해온 대마도와 거제도의 항로문제를 두고 그간 'ㅊ'회사의 실무자와 수차례 접촉을 가졌고, 해양 수산부 관계자와도 의견을 교환하였다.

표면적으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 항로 개설사업은 사업의 수익성이 담보되어야 하고 초기투자비용이 만만치 않다 보니 쉽게 접근을 하기가 어렵다.

현재 부산과 후쿠오카항로를 운행하는 선사는 국내의 대형 선사인 'ㄷ'선사이다.

이들의 반대 역시 넘어야 할 산이다. 다행히 경남에는 국제 여객항이 없어 현재 국제항으로 지정된 장승포항은 몇 가지 보완만 하면 그런대로 사용할  수 있는 항구이다.

이제 연말이 되면 '거가대로'가 완공된다. 그 다리를 놓자고 주장한지 약 20년 만에 완공되는 다리다. 이 다리를 통해 거제의 비상을 꿈꾸어 본다. 그러나 잘못하면 거제가 공동화(空洞化)될 수도 있다.

부산을 통해 들어오는 관광객은 연간 150만 명 정도 된다. 이들은 부산근교와 경주를 주로 들른다. 다리가 놓아지면 거제로 오기는 쉬워진다. 그러나 거제도가 그들을 흡인할 매력이 있어야 한다. 의료관광(?), 체험관광, 역사관광(거제는 일본인들이 좋아할 그들의 유적지와 유물이 많이 남아있다. 예컨대, 가조도 앞바다의 취도 러일 전승기념탑, 거제시청에 보관된 도고장군의 비석, 장승포의 신사유적, 거제 각처에 산재한 성곽과 봉수대 등) 등 외도를 비롯한 한산도와 거제의 바다와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생선회도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왠지 다양성이 결여된 느낌이 든다.

일본인을 안내할 가이드가 있는가? 일본인들이 좋아할 만한 전통 체험시설이나 프로그램이 있는가? 거제도만의 볼거리와 즐길거리는 어떤 것이 있는가? 또한 이들은 거제도로 왔다가 다시 부산으로 되돌아가 배를 타고 일본으로 돌아가면서 단조로움에 지루해 하지나 않을 것인가?

이런 고민의 답은 해결되어져야 한다. 조선업의 미래에 대해 구태여 말할 이유는 없지만 거제도는 관광산업을 좀 더 발전시켜야 하고(이 부분은 정부에서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지칭한 바 있다) 그 가운데 거가대로와 대마도 항로가 있다.

물론 대마도 항로는 전혀 새로운 것도 아니다. 이미 조선시대에 일본으로 가기 위해 지세포에서 대마도로, 그리고 큐슈로 다니던 뱃길이 있었지 않던가!(신증동국여지승람 p564 권32 거제편 : 본국(조선)사람으로 일본에 가려고 하면 반드시 지세포로 가서 바람이 자고 바다가 열리면 대마도를 향해 배를 타고 간다.) 그래서 지세포만(灣)에 있는 옥림은 과거 '배숲개(주림포:舟林浦)라고 하면서 정박한 배가 숲을 이룰 만큼 많았다고 하였다.

대마도의 항로를 열자는 것은 과거를 복원하자는 것이며 끊어진 뱃길을 다시 잇자는 말이다. 물론 이 항로는 큐우슈우 1500만 명의 배후인구를 염두에 두고 있고, 하여 그 뱃길을 큐우슈우로 연장하면 사업을 하기에도 괜찮을 것이다.

그 뿐만아니다. 거제도의 뱃길이 열리면 서부 경남과 전라도지방까지의 400만 명 이상의 잠재적인구가 쉽게 거제도와 대마도를 오갈 수 있다.

요즘처럼 독도문제를 두고도 자존심이 상하는데, 대마도 역시 조선시대 이종무 장군의 대마도 정벌과 대마도주의 임명을 조선에서 했다는 기록에 비추어 보면 조선 후기까지는 우리 땅임이 분명하다. 지리적으로도 일본 본토에서는 150km, 거제도와는 50km정도이니 구태여 이 땅의 임자를 두고 새삼스레 다투고 싶은 생각은 아직 없지만, 항로를 개설하여 교역을 통한 문화와 경제의 종속을 통해 우리 곁으로 좀 더 당겨놓고 싶은 생각은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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