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아픈 기억이 있다. 태풍 '매미'의 급습이었다. 거제전역이 큰 피해를 입었고 특히 와현해수욕장이 있는 일운면 와현리는 초토화 되다시피 했다.
해수욕장도 해수욕장이지만 주민들의 터전이 날아간 게 더 큰 아픔이었다. 시는 대대적 복구계획을 세웠다. 이주단지를 조성하고 해수욕장을 정비하고 공원도 조성했다. 140억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됐고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2007년 와현마을은 깔끔하게 정비된 모습을 드러냈다. 이름도 '매미공원'으로 붙여 태풍 '매미'의 아픔을 간직하고자 했다. 그랬던 와현 '매미공원'이 준공 3년이 채 못돼 허물어지고 있다.
야경과 디자인을 고려, 멋지게 조성한 세 잎 날개 가로등은 한 두개가 떨어져 나간 채 몇 달 째 방치되고 있고 관리동은 '부실공사'의 결과인지 모르지만 대대적 보수공사에 들어가 있다. 공원으로 이름 붙여졌지만 공원이라 부를만한 녹지 조성 및 관리 또한 너무 소홀하다는데 주민들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매미공원'으로 이름 붙여진 와현 해수욕장은 전국 우수해수욕장에 선정되는 등 거제 해수욕장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매년 수 십 만명의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계절에 상관없이 찾아 여유롭게 바다와 경치를 즐기는 곳이기도 하다.
거제 이미지와 직결되는 몇 안되는 관광자원이라는 의미다. 멋지게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잘 관리해 나가는 것도 시작 못지않게 중요하다.
본지의 취재결과 와현 '매미공원'의 큰 문제는 관리주체가 명확치 않다는 것이었다. 관광과, 녹지과, 도시과 모두 "관리는 우리의 소관이 아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것이다.
시는 하루빨리 현상을 파악하고 '매미공원'의 지속적 관리주체를 세워야 한다. 관광과든 공원업무를 맡고 있는 녹지과든….
관리주체를 명확히 하고 그간 소홀했던 부분을 점검, 와현 매미공원이 그 이름과 이미지에 걸맞는 모습으로 지속적으로 건재해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당면한 시의 과제라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