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메타세콰이어 길 사라질 위기
대우조선 메타세콰이어 길 사라질 위기
  • 박혜림 기자
  • 승인 2010.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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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청"선형변경 어렵다"...시민-환경련, "선형 변경해야"

30년 수령의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일정 부분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사진은 대우조선 정문에서 동문으로 가는 구간.

대우조선을 감싸고 있는 30년 된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일정 부분이 사라질 위기에 놓이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의 국도대체우회도로 1공구 일운-아주구간 개설이 대우조선 메타세콰이어 숲 일부분을 절개하는 선형으로 설계되어 있는 것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시민들의 반발이 일고 있는 것.

아주- 일운 구간 설계에 따르면 아주동 대우조선 정문에서 동문사이 'ㄱ'자로 구부러지는 250 M 구간의 메타세콰이어 가로수를 잘라내야 할 상황이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녹지 공간 보호를 위해 가로수 숲길을 보존해야 한다. 행정편의주의로 녹지를 훼손하는 선례가 생기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 공간을 없애고서 다시 녹지공간을 조성하기는 어려운 일이다"며 "메타세콰이어 길 반대쪽 녹지로 길을 틀자는 것이 아니라 내려오는 도로와 도로 사이의 구간을 이용하자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다"고 선형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소유주인 대우조선해양 측도 "도로 설계에 들어가 있는 ㄱ자로 꺾인 그 구간은 회사 측에서도 쉽게 양보해줄 수 없다. 현재 그 아래쪽에는 회사 공업용수의 절반 정도를 공급하고 있는 지하 물 탱크가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땅 어느 정도를 편입하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지방청은 "메타세콰이어 가로수를 편입하는 부분은 터널입구 부분과 지하차도가 만들어질 구간이라 다른 곳으로 선형변경하기가 어렵다"며 "도로라는 것이 환경운동연합 주장처럼 그렇게 변경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메타세콰이어 길 반대쪽으로 방향을 틀면 산지 경사면이라 절취량이 더 늘어난다. 결국 훼손되는 구간이 커진다. 그 산지는 환경 훼손이 아니냐"고도 반박했다.

"2001년 설계 당시 메타세콰이어 길  1.5km 중 1.2km가 도로로 편입되는 구간이었으나 조선소 측에서 구간을 최소화해 줄 것을 요청, 최소화된 것이 지금의 250m정도"라는 게 부산국토청의 항변이기도 했다.
그러나 부산지방청은 관계자는 "구간 변경 여부를 현재 검토하고 있으나 뚜렷한 결론은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공사인 (주)풍림산업도 애로를 표하고 있는 상황.

"일운-아주구간 작업진행률이 13%정도다. 현재 교량공사가 진행 중인데 터널이랑 교량이 정확하게 붙게 설계됐다. 만약 구간 설계를 변경한다면 현재 교량 작업해 놓은 것을 다시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일운터널과 장승포 구간은 교차로 부분이라 선형을 변경하면 법 규정에 위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몇 미터 구간을 옆으로 옮기면 된다는 식의 쉬운 문제가 아니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거제시는 "우리 관할이 아니라 딱히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면서 "최대한 훼손 안 되는 방향으로 하고 싶다. 그러나 이미 그 구간이 설계상 들어간 부분이라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메타세콰이어 길은 1973년 대우조선소를 건설하면서 조선소와 국도14호선의 경계에 심어졌다. 수령이 30년 이상됐으며 아름다운 숲길 전국 대회에서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바 있다.

대우조선 메타세콰이어 가로수는 산업현장과 도시를 구분지어 주면서 녹지공간 및 완충지대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 왔고 아름다운 가로수로 이름을 내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과 거제시의 명물로도 소개되기도 했다.

이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많은 시민들이 안타까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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