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외교 진수 실천하는 거붕의료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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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창일 기자
  • 승인 2010.0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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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친교최정예단 대만 동행기

▲ 한국친교최정예단이 총통부를 방문해 샤오완창 부총통을 예방했다.

정·학계·법조·문화 총망라 대한민국 대표 인사 대만행

5월11일 정오 무렵. 한국친교최정예단을 실은 대한항공 KE691기가 대만 도원국제공항에 내려앉았다. 한국친교최정예단은 정·관·재·학계 및 법조·문화·예술계 등을 망라한 다양한 인사로 구성됐다.

대만에 도착한 한국친교최정예단과 백용기 이사장은 대만 정재관계 최고위 인사의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레드 카펫만 깔리지 않았지 국빈급 환영이었다.

우리나라의 청와대와 같은 대만 총통부를 비롯해 입법·외교·경제부를 예방하고 세계 경영계의 거목인 쿠렌쏭 회장과 만찬을 한 것은 최고의 예우를 받은 것이다.

백아절현(伯牙絶絃)이라는 말이 있다. 백아(伯牙)라는 중국의 거문고 달인이 그를 잘 알아주는 친구 종자기(鍾子期)가 죽자 거문고의 줄을 끊고 다시는 거문고를 켜지 않았다는 고사이다.

대만의 단교의 아픔을 잘 알고 있는 백 이사장은 백아절현의 교훈처럼 신의와 인의를 지키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민간외교관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한국과 대만간의 단절된 외교통로를 이어주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 대만 국군영웅관에서 열린 만찬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5월12일 샤오완창 부총통 예방…교류확대 지속적 노력 약속

방문단 일행이 총통부를 예방한 날은 5월12일. 솔로몬 제도의 마잉주(馬永九) 총통과의 만남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총통의 갑작스런 일정으로 샤오완창(蕭萬長) 부총통을 예방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총통의 바쁜 일정에 대해 양해를 구한 샤오완창 부총통은 "서울타이페이클럽의 교류 성과를 높이 평가한다"며 "대만방문단을 환영한다. 백 수석부회장이 양국 발전에 크게 공헌하고 있다"고 말했다.(백용기 이사장은 현재 서울타이페이클럽 수석 부회장을 맡고 있다)

백 이사장은 "양국 간 정치적 장애를 넘어서 민간교류의 확대가 필요하다"며 "대만을 사랑하는 이번 방문단은 양국이 상생을 도모하는 데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국가안전회의(NSC) 양용밍(楊永明) 수석자문위원(장관급), 경제부 양꿔신(梁國新)차관이 배석했다. 양 차관은 총통부 방문 직전 경제부에서 방문단과 함께 환담을 하고 다시 만났다. 양용밍 수석자문위원은 대만내에 장래가 촉망되는 인물로 총통의 신임을 받고 있다. 백 이사장과는 호형호제지간. 다음날 두 사람은 조찬을 하면서 별도의 시간을 마련할 정도였다.

왕진핑(王金平) 입법원장은 11선 의원으로 전투력이 강한 대만국회를 리드하는 입법수장이다. 백 이사장은 왕 원장을 큰형님으로 부르고 있었다. 입법원 영빈관에서 만난 두 사람은 만나자 서로 얼싸안았다.

왕진핑 원장은 백 이사장을 친형제와 같다고 소개하고 "대만 국회업무와 솔로몬 제도의 총리 방문 일정이 있지만 만사를 제치고 왔다"며 "복항(復航)이후 한·대만간 교류가 확대되고 있고, 여기에 백 이사장의 공헌이 매우 컸다"고 칭찬했다.

왕 원장은 만찬장에서 총통이 주최하는 외교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먼저 떠나야 한다며 거듭 사과했다. 그리고 그를 대신해 입법원 사무처장(차관급)과 대만의 최고 재벌인 구리엔쏭(辜濂松) 회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방문단에 대한 최대의 예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세계 경영계의 거목으로 세계갑부 50위권에 들어가는 쿠리엔쏭 회장은 방문단을 위해 하루 두 번의 오찬과 만찬을 주관했다.

구리엔쏭 회장과 함께한 자리에는 우리나라의 전경련, 무역협회에 해당하는 기관의 회장 및 간부들도 참석했다. 중화민국국제경제합작협회 젠한셩(簡漢生) 부이사장은 "한국의 발전속도는 매우 빠르고 배울 점이 많다"며 특히 문화컨텐츠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부러워했다.

▲ 대만 행복중학교 학생들이 도원국제공항에서 한국친교최정예단을 맞이하고 있다.

 
양안간 경제협력 기본협정 체결…'옛 친구' 대만의 가장 큰 이슈

대만의 가장 큰 이슈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간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의 체결이다. ECFA는 대만의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위한 기초 작업이다. 양안 국민의 복지와 발전 가능성 높여줄 것으로 확신하고 있는 마잉주 정권의 경제논리는 타당하다. 양안관계 개선은 우리 경제에도 미치는 영향이 크다.

대만 총통은 대만경제를 부활시켜 아시아 4마리 호랑이의 수장이라는 명성을 회복하려 하고 있다. 바로 이러한 국가적 대사를 맡고 있는 사람이 경제부 국제무역국 황쯔펑(黃志鵬) 국장(차관급)이다. 그와 백 이사장은 막역한 호형호제지간이자 백아절현의 관계다. 그는 한국을 이해하기 위해 한국말도 배우고 노래도 배웠다고 한다.

방문 첫날 국군영웅관에서 베푼 만찬장에는 타이페이수출입협회 리우궈자오(劉國昭) 이사장을 비롯한 정·재·관계의 유력인사들이 성황을 이뤘다.

음악에 조예가 깊은 황쯔펑 국장은 '사랑해'라는 우리노래도 제법 잘했다. 여흥시간에 함께 참석한 사람을 4개조로 나눠 합창을 즉석해서 지휘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황즈펑 국장은 방문단이 타이페이에 머무르는 3일 동안의 만찬에 모두 참석했다. 그의 바쁜 일정을 본다면 방문단에 엄청난 시간을 할애한 것이다. 또 그날 찍은 사진을 상용 대만우표로 만들어 선물로 주는 세심함도 잊지 않았다.

방문단이 체류한 기간은 국빈방문, 정부의 개각발표, ECFA 추진, 국회 일정 등으로 대만정부가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친교최정예단과 예정된 일정은 순조롭고 우호적으로 진행됐다. 방문단은 공식적인 외교사절단이 아니다. 그럼에도 정성스럽게 배려하는 것은 백 이사장이 그동안 대만사랑을 실천해온데 대한 답례라 보여졌다.

4박5일간의 짧은 여정…新 백아절현 이야기로 남아

한국친교최정예단원 중에는 세계경제연구원 남종현 원장, 가수 리아, 서울 그랜드오페라단 이경애 단장, 작사·작곡가 김동찬씨 등이 있었다. 친교시간에는 이들이 감동적인 노래를 선사하며 대만인사들에게 '한류(韓流)'의 진면목을 과시했다.

방문단은 대만에서 한국어과를 최초로 설치하고 단교 이후에도 40년 동안 한국어과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문화대학을 찾았다.

이 학교 짱징후(張鏡湖) 이사장의 선친은 일제치하에서 한국의 독립운동을 지원했다고 한다. 윤봉길 의사의 독립자금을 대준 사람이 바로 짱징후 이사장의 선친이라는 설명을 들을 땐 가슴 벅찬 감격과 왠지 모를 미안함이 교차했다. 

방문단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101층 타워와 세계 3대 박물관인 고궁박물관도 들렀다. 대만의 자존심인 랜드마크 101타워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와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660톤의 방풍추를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대만방문을 통해 대만인사와 주고받은 대화와 애정 어린 표현 그리고 음식과 문화를 보면서 우리와 참 비슷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4박5일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한국친교최정예단이 남긴 우정은 대만이 자랑하는 101타워의 정상에 '신(信)으로 만들어가는 신(新) 백아절현'의 아름다운 이야기로 새겨질 것이다.

"오랜 옛정 지켜나가겠다"
   
백용기 거붕의료재단 이사장 인터뷰

대만에서 만난 주요 인사들은 한결같이 백용기 이사장의 남다른 대만 사랑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백 이사장은 대만의 총통부, 입법부, 외교부, 경제부의 고위관료는 물론 한국의 전경련과 같은 중화민국국제경제합작협회, 한국의 무역협회와 같은 중화민국대외무역발전협회, 타이페이수출입협회 및 문화대학 이사장, 중국신탁금융공고공사 회장과도 두터운 교분을 나누고 있다. 또 서울타이뻬이클럽 수석부회장으로 한·대만 간 민간교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대만과는 어떤 인연이 있나
= 1992년 대만과 단교 이전 주한 중화민국 대사관에 무관으로 근무하는 친구가 있었다. 중국과 한국의 수교로 그는 일주일 만에 한국을 떠나야 했다. 대만은 과거 식민지시대 항일투쟁을 함께 했던 형제국으로 공산주의와의 투쟁전선에 함께 했던 동지다. 우리는 장개석 총통의 도움으로 자주독립을 했다. 한국이 매몰차게 형제국을 배신한 것이다. 이 엄연한 역사적 진실이 깊은 양심의 가책으로 되돌아왔다. '강자존(强者存)'의 실리외교가 현실인 국제사회의 냉엄한 사건이다. 이후 절친한 친구의 불행한 일을 보고 비분강개(悲憤慷慨)하며 큰 아픔을 공감했다. 그리고 이후 20여 년 동안 한결같이 늘 마음의 빚을 지고 보은을 하기 위해 남다른 '대만사랑'을 몸소 실천해 오고 있다.
 
◆양안(兩岸·중국, 대만) 및 한국의 관계는 어떻게 발전돼야 하나
= 대만의 최대 현안은 양안의 ECFA(경제협력기본협정)이다. 마잉주 총통은 경쟁국들이 FTA 협상을 통해 경제협력을 강화하는데 대만만이 고립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돌파구를 찾고 있다. 중국으로 수출을 늘리면 고용도 증가하고 외국자본이 대만으로 투자된다는 것이다. 양안의 ECFA 체결은 대만경제의 회생을 촉진할 것을 예측된다. 양안개선으로 한국이 대만과 함께 중국진출을 모색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한·대만간 세계적 이슈인 저탄소녹색 성장 동반관계 구축 및 아이템의 민간교류 활성화를 제안하고 싶다. 양안에 3통(通郵, 通航, 通商)이 있다면, 한·대만간에는 신삼통(新3通)이 필요할 것이다. 즉 통상(通相·상호존중), 통항(通航·인산인해), 통우(通友·우의증진)가 그것이다. 외교관계가 복원되기 전이라도 경제, 문화, 교육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한국친교최정예단의 이번 대만방문 성과는
= 해가 갈수록 대만 인사들의 깊은 우정이 느껴진다. 최고위직 인사들이 정말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만사를 제치고 달려나오는 모습이 정말 감격스럽다. 누가 뭐라든지 대만과의 인간적인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오랜 친구와 옛정을 그리고 인간적인 도리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친교최정예단은 각계의 인사로 구성됐으며 개개인이 민간외교관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최선을 다했다. 특히 한국문화 우수성을 널리 알려 그들에게 큰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대만 방문의 성과는 어떤 결론보다는 지속적으로 탑을 쌓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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