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꾸준한데도 대책 없어 '어린이 안전' 위험 천만

어린이 보호 구역(스쿨존)지정이 현실적인 수단을 갖추지 못한채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규정속도를 지킬 수 있게 강제할 수 있는 속도위반측정용 CC TV가 크게 부족, 운전자들의 규정 준수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
거제지역 스쿨존 지정 개수는 41개소, 그러나 속도위반측정용 CCTV가 설치된 곳은 옥포초등학교 스쿨존이 유일하다.
이에 따라 어린이 안전을 위한 현실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거제 경찰서 한 관계자는 "현재 거제지역에는 총 20대의 속도위반단속용 CCTV가 설치, 운영되고 있고 이 중 어린이 보호 구역에 설치된 CCTV는 단 1대 뿐이다"고 말했다.
행안부 발표에 따르면 일반 교통사고가 매년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스쿨존 내 교통사고는 2005년 349건, 2006년 323건, 2007년 345건으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다가 2008년에 전년대비 172건 증가한 517건에 달했고, 2009년에도 535건이나 발생했다.
거제시 역시 이런 우려스런 추세에 크게 어긋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거제지역 어린이 보호구역에서의 교통사고 건수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학부모 및 교육계 안팎의 큰 우려를 낳고 있는 것.
지난 3월 말 거제 경찰서에 따르면 어린이 보호구역에서의 교통사고 건수는 2007년 5건, 2008년 4건에서 지난해 15건으로 크게 증가했고 사고로 인한 부상자 수도 각각 5명에서 23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같은 상황에도, 스쿨존 지역의 교통안전 대책 중 가장 효과적일 수 있는 속도 측정용 CCTV가 단 1대에 불과하다는 것은 '어린이 안전 보호' 노력이 말뿐인 것아니냐는 지적을 낳고 있다.
박미례씨(37·마전동)는 "지난 2006년에 신현읍 한 초등학교 스쿨존에서 어린이 사망사고가 발생해 온 동네가 떠들썩했던 적이 있지 않았느냐"며 "무턱대고 어린이 보호 구역만 확대할 것이 아니라 지정된 스쿨존이 진정으로 어린이 보호 구역으로 역할할 수 있도록 확실한 시설물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성희(40·고현)씨 역시 "거제 지역의 많은 학교가 도로가에 인접해 있어 위험하지만 상당수의 운전자들이 어린이 보호구역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규정 속도를 지키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가장 확실한 감시물인 CCTV도 없는데 현실적으로 어린이 보호 구역이 잘 지켜지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제경찰서 관계자는 "예산상의 문제가 크다. 스쿨존 교통사고 건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예산배정상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며 "어린이보호구역에 CCTV를 확대하라는 방침이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만큼 차차 관련 시설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