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쓰레기로 바다기능 상실 위기
해양 쓰레기로 바다기능 상실 위기
  • 거제신문
  • 승인 2010.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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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바다의 날에 부쳐

매년 800여t 쓰레기 유입…바다 밑에 가라앉아 저서동물 서식처 파괴·어류 생존기반 위협

▲ 바다는 천혜의 체험학습장이다. 저인망 체험을 즐기면서 해양 생태계를 공부하는 아이들과 가족들.

바닷가 구석구석까지 쓰레기 지천, 각자쓰레기 되가져 가기 운동 전개

거제의 바다는 정말 깨끗한 바다다. 미FDA(미식품의약품국)의 청정해역 지정을 받았으며, 한려해상국립공원이 있다. 육지와 바다의 드나듦이 많은 전형적인 리아스식 해안으로 그저 바라만 보아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러한 우리의 바다가 해양쓰레기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해변 곳곳은 물론 품은 섬 해변까지 해양쓰레기가 지천이다.

해양쓰레기가 바다에 떠 있을 때는 해면에 투과되는 빛을 차단하고 식물성 플랑크톤의 성장을 저해해 어족자원을 고갈시키고 해양생태계를 파괴한다. 바다 밑에 가라앉은 쓰레기는 이동성 저서동물의 서식처를 파괴하고 없에 어류나 포유류의 생존기반을 위협한다. 이러한 해양오염의 심각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해양 전문가와 학자들은 오래전부터 해양오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러나 그 누구도 관심조차 없이 물결이 치는 대로 조류가 흐르는 대로 그냥 그렇게 지켜보고만 있다. 육지의 공단에서 쏟아내는 오염물질이며 축산농가가 배출하는 오폐수며 때론 유조선에서 쏟아지는 기름까지 바다를 뒤덮었다.

▲ 집중호우 때면 연안은 해양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은 가조도 해변에 밀려든 쓰레기를 수거하는 장면.

 
바다 난개발의 영향으로 생물의 생육장으로 그 가치를 상실

바다를 이용함에 있어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하여 불법투기와 산업단지 조성, 관광지 개발이라는 미명(美名)아래 매립과 점용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경남에만 2020년 까지 4천만㎡가 매립 계획이 잡혀있고, 난개발의 영향으로 생물의 생육장으로 그 가치를 상실한 곳도 늘어나고 있어 안타까운 실정이다.

각종 교육과 홍보로 쓰레기 발생 최소화 방안을 찾고자 하였으나 많이 미흡하고 부족한 실정이기도 하다.

지난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남해안은 황금어장으로 불릴 만큼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이제는 적자조업을 면치 못해 어선은 항, 포구에 묶어두고 대책 없는 세월만 보내고 있다. 이 모두가 인간이 저지른 해양오염 때문이라는 것이 해양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지난해 '96년 런던협약 의정서'(폐기물 및 기타물질의 투기에 의한 해양오염방지협약)가 발효되었다, 그리고 10회 람사르 총회 이후 연안갯벌 훼손 방지와 연안 해역의 보전을 위해 '연안관리 자문단'이 구성되어 적극적인 바닷가 관리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아울러, 거제시는 물론 연안에 위치한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도 쓰레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고심하여 부산광역시, 대구광역시, 경상북도 등 낙동강유역의 광역자치단체와 유관기관에 처리비용 요청을 끊임없이 했다. 그 결과 유역 대도시와 환경부와 처리비용을 상호 지원하거나 공동 분담하기로 했고 지난해 8월 8억원의 쓰레기 처리비를 확보하기도 하였다.

오는 2012년 전남 여수에서는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하는 세계박람회가 열린다. 주제만 봐도 알수 있듯이 해양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박람회로 남해안권 지역민은 물론 온 국민이 세계박람회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바다가 얼마나 많은 에너지와 혜택을 주는지 바다를 어떻게 아끼고 가꾸어야 하는지 바다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거제시에서는 매년 유입되는 수백톤의 해양폐기물로 인한 해양환경오염 실태를 좀더 심각히 받아들여 해양쓰레기 처리사업, 마을 앞바다 자율정화대회, 바다사랑 캠페인 등 매년 4억여원의 사업비를 투입하여 연 평균 800여톤의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시책과 함께 어민과 수산단체, 시민사회단체의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연안 살리기에 적극 나서는 등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해양항만청 등 정부기관과 긴밀한 협력 속에 광역권 공동 대응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인류 사용가능한 육상자원, 앞으로 200년 안에 고갈

1972년 로마의 한 환경보고서는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육상자원은 앞으로 200년 안에 고갈된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지난 1960년대부터 환경학자들은 우리의 지구를 쓰레기통(atrash can)이라고 표현하며 지구환경을 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불과 36년 만에 우리는 이를 실감하고 있다.

1072년 당시 배럴당 1.9달러에 불과하던 국제유가는 73년 3.6달러로 치솟더니 90년대 초에는 20.82달러로, 2000년대 초 26달러까지 올랐다. 그런데 이제는 상상을 초월, 128.85달러까지 치솟았다.

국제 유가 급등은 지구온난화 방지에 일조하겠다는 산유국들의 의도적 감량 요인도 있지만 원유 자체가 서서히 고갈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바다는 자원의 보고(寶庫)며 우리의 삶터다. 특히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바다보다 더 중요한 자원은 없다.

이제 우리 모두의 해양의식이 변해야 한다. 현재 우리는 바다오염에 대한 죄책감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다. 자성(自省)과 혁명적인 의식변화가 절실하다. 책임감 없이 버리고 청소하고 또 쏟아내고 수거하는 연속적인 우리의 행동으로는 더 이상 죽어가는 해양을 살리기에 시간이 너무나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현행법도 크게 개선해야 한다. 온수배출 기준 강화 및 질소와 인 함유량을 규제하는 등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이 동원돼야 한다.

또한 낙동강 남강 섬진강 등 남해안의 주변의 여건에 대한 생태계조사와 함께 이 생태계가 해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정확하게 분석, 대처하는 방안이 절실하다.

오늘은 바다의 날이다. 우리 모두 다시 한 번 해양을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것은 남해안 푸른바다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의무다.

"새로운 천년, 거제의 미래는 바다"
▲ 김종천 해양항만과장
달력을 보면 '바다의 날'이 있다. 지난 31일이 '국민들에게 바다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청소년들에게 진취적인 해양개척 정신을 함양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바다의 날이었다. 거제는 '바다'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도시다.

바다는 과거 거제 어민들을 먹여 살렸고, 지난 세기에는 양대 조선소를 통해 거제 조선 경기 부흥을 일으켰다. 그리고 다가오는 가까운 미래에는 해양관광도시로서 거제를 또 한 번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할 유일하고도 마지막 남은 보고다.

지난 26일 만난 해양항만과 김종천 과장은 미래형 해양관광 도시 거제를 위한 분명한 비전과 계획을 말하고 있었다.

"거제를 살릴 생업, 문화, 관광의 천연 자원인 바다, 더 이상 간과해선 안됩니다."

김종천 과장은 '바다야 말로 앞으로 거제시가 투자, 발전시켜야할 가장 확실하고도 정확한 보고'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리고 그런 바다가 무조건적인 개발로 훼손돼 가는 걸 더 이상 묵과해서도 안 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바다의 과거는 생업이었습니다. 과거 오랜 세월 동안, 바다에서 거제의 어민들이 고기잡이를 하고 양식업을 해서 먹고 살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지금은 고유가, 자원의 고갈, 중국에서 유입되는 값싼 수산물 등으로 거제의 수산업은 침체 위깁니다. 더 이상 1차원적인 생산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는 의미지요."

김 과장이 바라보는 거제의 미래 바다는 어업과 관광, 문화가 어우러진 복합 해저 관광 도시다. 그리고 그 모든 계획의 바탕에는 '훼손의 최소화'라는 분명한 전제를 깔고 있다.

바다의 고장에서 태어나 성장했고 평생을 '해양' 분야에 대한 연구를 해온 김 과장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그대로 놔두는 게 가장 최선이라는 원칙을 일단 확고히 했다.

"과거 정부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방파제만 해도 그렇지요. 시멘트를 부어서 만든 방파제 아래에는 모든 해양 자원들이 말살됩니다. 그것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훼손행위입니다. 미래형 해양 도시는 자연환경 그대로를 최대한 놔두고 그 위에 환경 친화적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 바로 핵심입니다."

지난 세기 지구 곳곳에서 경고됐던 육상 자원의 고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지금, 바다야말로 크게는 인류를, 가까이는 거제를 책임질 자원의 원천임을 김과장은 강조했다. 또한 김 과장은 우리 모두의 해양의식이 변해야 한다며 우선은 바다에 대한 우리의 죄책감을 회복하는게 중요하다고도 했다.

"바다는 살아있는 생명체입니다. 인간의 몸에 암세포가 자라날 때 어떻습니까. 자각증세가 느껴지면 이미 늦은 경우가 많습니다. 바다 역시 마찬가지지요. 한번 오염된 바다는 회복되기 쉽지 않습니다. 깨달았을 땐 이미 늦은 것이고 지금이라도 우리는 바다를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해야 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김종천 과장이 바라보는 미래 바다의 구체적인 청사진은 어떤 모습일까. 자연 친화적이면서도 최첨단 미래 해양도시의 정확한 플랜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김 과장은 의외로 간단한 그림 하나를 제시했다.

"한 가족이 나무 테크로 조성된 해안로를 따라 걷습니다. 그 해안로는 인간의 손이 거의 닿지 않았습니다. 한 아이가 아버지를 졸라 낚시를 하자고 합니다. 마침 해안로 한 쪽에는 천연 낚시터가 보입니다. 한 쪽에선 아버지와 아들이 낚시를 하고 한 쪽에서는 어머니와 딸이 갯벌에서 게를 잡으며 놉니다. 해가 지면 그들은 카누를 타고 바다 한 켠에 세워진 해양 호텔로 향합니다. 그들이 기억하는 거제는 깨끗하고도 아름다운 해양도시일 겁니다."

김종천 과장의 머릿속에는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져 함께 공존하고, 최첨단 미래 해양 도시로 성장하는 거제 미래 바다의 청사진이 또렷이 새겨져 있었다.   이영주 기자 godls83@geo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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