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
무대에 오른 아이들의 얼굴에 엷은 미소가 번졌다. 음악이 흐르자 아이들의 손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무대 밑 아이들도 노래를 따라 부르며 같은 손동작으로 화답했다.
손에서 손으로, 마음에서 마음으로 통해지는 언어가 아이들의 손짓과 몸짓에서 번져 나왔다.
밝은 웃음과 수화가 하나 되는 기분 좋은 공연이 5월 26일 장목초등학교(교장 윤일광)에서 열렸다. 수화공연이라는 이색적인 무대는 장목초교 전교생이 함께한 즐겁고 신나는 한마당 잔치였다.
이날 학생들은 지난 3월부터 방과 후 수업시간 동안 배웠던 수화를 각 학년별로 선보였다. 학생들은 귀여운 옷과 다양한 소품을 준비해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아빠 힘내세요' '아름다운 세상'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등 귀에 익은 음악이 강당을 가득 채웠다.
학년별 무대가 끝날 때마다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짧은 공연을 마친 아이들의 눈빛에서 자랑스러움이 묻어났다.
3학년 김유지 학생은 "수화 수업이라고 해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막상 배워보니 너무 재미있었다"며 "앞으로 더 많은 노래를 배웠으면 좋겠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일반인들에게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는 수화지만 장목초교 학생들에게는 쉽고 친숙한 언어였다. 마음과 마음으로 전해지는 언어공부로 청각장애인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의 폭도 넓어졌다. 여기에다 표현력 향상이라는 덤도 함께 얻었다.
김숙남 지도교사는 "수화노래 배우기는 청각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넘어 나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태도를 기르기 위한 소중한 첫걸음"이라면서 "학생들이 진심 어린 눈과 정성어린 손짓으로 배움에 임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장목초등학교는 오는 11월 수화경연 대회를 가질 예정이며 어려운 이웃을 찾아 위문공연을 하는 봉사동아리도 만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