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14일 도심순환버스를 타기위해 집을 나섰던 김모 할머니(71·수양동). 버스 승강장 10여m 앞에서 도심순환버스가 오는 것을 본 김 할머니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 버스를 놓치면 15분여를 더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버스를 타기위해 손을 흔들며 뛰어 갔지만 버스는 김 할머니를 무심히 지나쳐 갔다. 결국 김 할머니는 따가운 뙤약볕 아래 15분여를 더 기다린 후에야 도심순환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2. 지난 16일 친구와 도심순환버스에서 만나 병원에 같이 가기로 한 한 모씨(여·38·고현동). 친구와 통화를 한 뒤 시간에 맞춰 버스에 올랐다. 친구가 버스를 타기로 한 승강장은 한 씨가 탄 곳에서 다섯 정거장 뒤. 그러나 도심순환버스는 한 씨의 친구를 태우지 않은 채 승강장을 지나쳐 갔다.
놀란 한 씨가 버스기사에게 "왜 버스를 세우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지만 버스기사는 "손을 들지 않았는데 왜 세우느냐"고 태연히 대답하며 운전을 계속했다.
#3. 지난달 28일 도심순환버스를 타고 있던 양 모씨(여·41·고현동)는 운전기사의 몰상식한 태도에 어이가 없었다. 한 중학생이 먹고 있던 아이스크림 쓰레기를 창밖으로 버리자 운전기사의 고성과 막말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학생에게 욕설은 물론 "CCTV에 모두 찍힌다"며 협박성 언사를 퍼부었다. 양 씨는 "학생의 행동도 잘못이지만 적당히 타일러도 될 문제를 두고 너무 심하게 몰아붙이는 버스기사의 모습에 불쾌함이 더했다"고 말했다.
도심순환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만과 하소연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어 행정의 철저한 지도감독이 요구된다.
옛 신현읍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도심순환버스의 잦은 무정차 운행과 일부 버스기사들의 불친절 등이 계속되고 있다.
주민들은 "단지 손을 들지 않았다는 이유로 버스가 승강장을 지나쳐 가거나 승강장을 한참 지나 정차하는 일이 많다"면서 "이 때문에 버스시간에 맞춰 승강장에 도착했다가도 무더위 속에서 10여분을 더 기다려야 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운전기사들의 불친절과 난폭운전도 주민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주민 최모씨(고현동·41)는 "배차시간이나 노선 등을 물어보면 친절히 답해주는 기사가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기사들도 상당수"라면서 "급출발 등 난폭운전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씨는 또 "시민 혈세가 투입되는 도심순환버스지만 친절한 서비스 제공은 커녕 오히려 시민들이 일부 기사들의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버스기사를 대상으로 한 소양 교육 실시 등의 서비스 제고는 물론 불친절·난폭운전 등에 대한 과태료 부과 등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다양한 방법으로 도심셔틀버스의 서비스 제고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불평, 불만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