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야말로 ‘난리’였다. 수돗물이 끊긴 이틀 동안 물을 구하기 위한 시민들의 몸부림이 계속 됐다.
각 가정에서는 물론 학교와 음식점, 병원 등은 좀 더 많은 물을 받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면ㆍ동사무소에서는 병물을 나눠주느라 분주했고, 살수차는 도심 구석을 누볐다. 아파트 단지에서는 양동이 등을 손에 든 입주민들이 살수차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각 학교에서도 급식문제로 전쟁을 치렀다. 물을 공급 받은 일부 학교 외에는 빵과 음료수로 급식을 대체했다. 아예 집에서 도시락을 싸오도록 한 곳도 있었다.

음식점들은 큰 타격을 받았다. 물이 나오지 않으니 설거지는 물론 조리도 할 수 없었다. 많은 식당들이 임시휴업을 했다. 심지어 종업원들에게 여름휴가를 준 음식점도 있었다.
대형마트에는 생수가 동이 났다. 서너 군데를 둘러서야 겨우 생수를 살 수 있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소규모 병원들도 개점휴업을 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병원이 입주한 빌딩의 물탱크가 작은 곳은 임시휴업 간판을 내걸었다.
시와 수도서비스센터에는 항의와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시민들은 수화기를 들고 수돗물이 나오지 않게 된 경위에 대해 물었다. 지난 23일 하루 동안 시와 수도서비스센터에 걸려온 전화는 2,500여 통이었다.

조선근로자들에게도 단수는 끔찍한 경험이었다. 일부 업체에서는 일을 마친 뒤 샤워를 할 수 없도록 해 고통은 배가 됐다.
물난리 기간 동안 뜻하지 않은 호황을 누린 곳도 있었다. 대형마트와 목욕탕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주부 김모씨(33?수양동)는 “설거지 할 물이 부족해 빵과 컵라면 등으로 끼니를 때웠다”면서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다시 또 이런 일이 생길까 두렵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수마(?)가 맹위를 떨친 이틀이 폭풍처럼 지나갔다.
한편 이번 단수는 지난 23일 새벽 12시 40분께 사천시 정동면 대곡리 1단계 충무계통 송수관로 수압상승으로 인한 관로 파손으로 발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