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성취도 평가, 거제지역 학사운영 파행
학업성취도 평가, 거제지역 학사운영 파행
  • 박혜림 기자
  • 승인 2010.0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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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3∼14일 시행, 성적 공개·교육청 평가 반영

▲ 거제교육연대에서 학업성취도평가 학사운영 파행에 반대하는 일인시위를 하고 있다.

학부모 "점심시간에 문제 풀이…입시학원화" 반발

학교별, 지역별 성적이 공개되고 교육청의 평가에도 반영되는 만큼 학업성취도 평가 성적 올리기에 일선학교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 이 때문에 학교가 무리한 학사운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는 13∼14일 전국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치러진다.

학교별 경쟁을 유도, 학업성취도가 낮은 학교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취지에서 결과 공개를 시작했지만 현장에서는 지역별 학습 부진아 비율이 그대로 드러나게 돼 각 학교들은 성적 올리기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또 자칫 '공부 못하는 학교'로 낙인찍힐까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걱정은 시·도 교육청도 마찬가지다. 매년 실시되는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는 1000점 만점에 120점이 반영된다.

이에 따라 고득점을 위한 일선학교의 넘치는 의욕이 학사 운영에 파행을 가져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0교시 및 야간자율학습 운영, 정규 수업시간 중 기출 문제풀이, 일방적인 개교기념일 등교 등이 현재 지역 교육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거제지회에 따르면 거제지역 초등학교들 대부분이 0교시, 7·8교시 확대수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학교 측에서 학생들에게 학업성취도 평가 기출문제집까지 배부했다.

또 거제 A초등학교는 약 한 달 전부터 6학년들은 저녁 6시 반부터 9시 반까지 보충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 학교는 그간 휴교해왔던 개교기념일까지 학생들을 불러 수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부모는 "미리 배부됐던 급식 일정에는 쉬는 날로 기록되어 있었다"며 "개교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내려온 일방적인 학교의 통보에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처음부터 교육 계획에 들어가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B초등학교의 경우 점심시간에 6학년들에게 점심을 먼저 먹도록 한 뒤 50분 중 남은 점심시간 30분에도 문제 풀이를 시키고 있으며, C학교는 시험을 치르지 않는 저학년까지 월말고사를 확대해 1년에 중간,기말을 포함해 8번의 시험을 치르고 있다. 대부분의 중학교 역시 학업성취도 평가를 앞두고 야간 자율학습이 생겼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거제지회는 "실태조사를 시작하고 교사와 학부모들의 불만 섞인 제보가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단체의 회장은 "학업성취도 평가가 공개됨으로써 모든 교육과정이 흔들리고 성적을 올리기 위해 거기에만 매달리는 것은 결국 학교가 입시학원화 되는 것 아니냐"며 "월말고사가 부활하는 등 교육이 역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시 교육청 관계자는 "그와 같은 문제는 우리가 보고 받을 문제도 아니며, 학교와 학운위의 재량에 따라 실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교육청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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