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식기의 신비
생식기의 신비
  • 거제신문
  • 승인 2010.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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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년 지금의 세종로 동아일보사 자리에 명월관이라는 조선 최고의 기생집이 생겼다. 1918년 소실될 때까지 대한제국의 고관과 친일파 거두가 들락거리던 곳이다. "땅을 팔아서라도 명월관에 가서 술 한번 먹어봤으면 여한이 없겠다"고 했을 만큼 뭇 남성들의 로망이었다.

명월관에는 '명월(明月)'이라는 유명한 기생이 있었다. '명월관에 명월'이면 그 인기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당시 명월관에 체류하고 있었던 일본 근대화가 이시이 하쿠테(石井栢亭 : 1882-1958)가 명월관 기생 '홍련'과 사랑에 빠졌다는 소문이 있었다. 2003년 강수연 주연의 '써클'이라는 영화가 바로 이 두 사람의 사랑을 모티브로 그려졌다.

일본 마쓰모토 시립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이시이의 명월관 기생그림이 바로 '홍련'이고 홍련은 전설적 여인 '명월'과 동일인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명월과 성관계하던 남자가 줄줄이 복상사(腹上死)하는 일이 생기자 명월이의 성기가 명기(名器)라는 소문으로 장안의 화젯거리가 되었다.

일본경찰은 인체연구용이라는 빌미로 명월의 생식기를 적출해서 포르말린 용액에 넣어 '조선여인 생식기 표본'이라는 이름으로 그동안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관되어 왔다.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행위라며 폐기를 주장했던 사람들이 표본을 실제 보고 나서 하는 이야기가 비전문가가 절취했는지 절단면이 너덜너덜했고, 젊은 여성의 둔부와 생식기를 완전히 도려낸 것이 축구공만한 크기였다고 한다. 속칭 '명월이 생식기'는 서울고검의 지휘로 6월14일 소각되었다.

지난 6월 24일에는 북극여우 암컷의 생식기 수 천점을 수입해 판매하려던 일당이 발각되었다. 암컷 여우 생식기를 부적으로 몸에 지니고 다니면 바람난 남편이 집으로 돌아오고, 미혼 여성은 결혼할 수 있다는 속설 때문인데 사람이건 동물이건 생식기의 신비는 변함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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