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항을 매립해 인공섬을 조성하는 등의 고현항 워터프런트 시티 건설 사업은 팽창하는 고현 도심의 숨통을 트면서 수변과 녹지공간을 아우러는 랜드마크적 신 도심을 세우겠다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삼성중공업 김징완 부회장과 김한겸 전시장이 2008년 5월 사업을 위한 협약을 할때만해도 조만간 고현이 새롭고 획기적으로 변모될것이라 시민들은 크게 기대를 했다.
거제시는 연사-장평 4차선 도로개설, 오비-한내 도로 확장 등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기반시설의 약속도 받은 상태였다.
물론 반대론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침수대책이 부족하다, 공공부지를 더 획대해야한다, 구 도심의 기존 상권이 위축된다…등등.
당시 거제시와 삼성중공업은 이같은 우려와 반대 여론을 수렴하며 적극적으로 절차를 추진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고현항 매립을 위한 국토해양부의 승인까지 얻었다. 본격 사업을 위한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 등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협약당시자였던 김한겸시장이 물러났고 부동산경기 하락, 용산 역세권 투자 등에 따르는 삼성측의 금융여건 및 투자여건의 변화였다.
새로 취임한 권민호 시장은 전임시장의 정책을 그대로 답습한다는 이미지에 부담을 느끼는지 역시 아직은 명확한 입장이나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사업자인 삼성중공업 역시 이같은 변수에 주춤거리고 있고 따라서 발을 빼려하는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현재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업이 표류하고 있는 배경이다.
혹자는 '물 건너 갔다'고 단언하기도 한다. 사업이 포기되면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거제시로서는 잃는게 너무나 많다. "삼성이 안한다면 다른 기업을 찾을 것이다. 연사-장평, 오비-한내 도로개설 및 확장은 예산으로하면 된다"는 권시장은 말은 크게 설득력이 없다.
5,000억원이 넘게 드는 사업비를 투자할 기업이 쉽게 찾아질리 만무하다. 고현항을 획기적으로 변모시킬 기회를 다시 얻을 수 없을 수 도 있다. 수백억원이 투입돼야 가능한 도로개설 역시 하세월이 분명해 질 것이다.
권민호 시장이 말한대로 내용과 방향의 수정이 필요하다면 권시장은 그 절차를 빨리 밟아가야 한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이 발을 빼게 해서는 안된다는 전제에서다. "삼성이 안해도 상관없다"는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다.
따라서 권시장은 삼성중공업에 약속된 사업추진을 적극 독려하고 협약 내용을 성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견인해가야 한다.
이제 삼성중공업이 남는다. 대기업 삼성중공업이 일시적 투자여건이 변했다고 기존의 대 시민 약속에서 이리저리 빠져나갈 머리를 굴린다면 곤란하다.
대기업다운 모습이 아니다. 삼성중공업은 내용의 가감은 할 수 있으되 2년전 로드맵대로의 추진의지를 다시 다잡는 모습을 시민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거제시민과의 약속이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