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이 쓴 중국 역사서 사기를 보면 중국 역대의 전통적 인재관과 인재기용 원칙이 잘 서술돼 있다. 사마천은 원칙의 선택 결과에 따라 그 나라의 흥망을 갈랐다며 인재 기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례들을 사기 곳곳에서 열거하고 있다.
용인유현(用人唯賢)은 유능한 인물을 기용하라는 것이고 용인유친(用人唯親)은 친한 사람을 쓰라는 것이다. 그러아 이 두 용인술은 늘 상충되는 상황을 연출하기 쉽다. 용인유현(用人唯賢)하자니 의심과 경계가 커지며 믿기 어렵고 용인유친(用人唯親)하자니 그 능력이 의심되어 백성의 원망이 혹 일까 두렵고 하는 식으로 말이다.
어느쪽이 정답이다고 할 수는 없다. 적절한 안배도 필요할 수 있다.
전국시대 묵자는 용인유현(用人唯賢)의 용인술을 강조하고 실천했던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사마천 역시 사기 곳곳에서 용인유친보다는 용인유현(用人唯賢)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례들을 많이 열거하고 있다. 그만큼 역사는 용인유현(用人唯賢)의 용인술이 더 우위임을 말해주고 있다는 판단이다.
권민호 시장이 지난 10일자로 취임 첫 용인술을 선보였다. 그의 용인술을 관통하는 원칙은 무엇이었나?
용인유친(用人唯親)이 지배적으로 나타났다는 해석이 많은 것 같다. 친정체제 구축 용인(用人)이니, 보복성 용인(用人)이니 하는 말들이 다 그것이다.
거제시 공무원의 용인(用人)은 권시장의 '고유권한'임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 결과는 거제시 전체의 진보와 퇴보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중요하다. '고유권한'이라는 울타리를 방패로 함부로 마음대로 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의회, 언론이, 시민들이 이를 평하고 잘, 잘못을 지적하며 용인(用人)원칙 논란을 제기하는 것은 그래서 지극히 당연하다. 이는 '고유권한' 침해가 아니다. 오히려 살 찌우는 자양분 역할을 한다. 이런 측면에서 의회 의원들이 '고유권한'만을 강조하며 해석, 평가, 잘, 잘못, 방향제시, 원칙론 제기 등 자체를 논하려 하지 않으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용인유친(用人唯親)이란 능력, 전문성보다는 지연, 혈연, 학연, 정치적 보은 등이 주요 기준이 되는 용인(用人)이다.
행정의 생산성 향상, 대 시민 서비스 제고, 지역발전을 위한 전문성 등의 향상 노력보다 위로만 쳐다보는 정치공무원, 적당주의, 일 보다는 시장 줄대기 만연 등의 풍토가 조성될 우려가 크다.
용인유현(用人唯唯賢), 정치적 선입관보다는 전문성, 능력, 일 중심, 행정 생산성 강화, 조직 화합 등이 용인(用人)의 기준으로 동원된다. 용인(用人)은 시장의 고유권이지만 그 결과는 23만 거제시민 전체에게로 돌아온다.
권시장의 첫 인사에서 나타난 나름의 용인(用人) 원칙은 말들은 않지만 다소 우려스러움을 숨길 수 없다는게 여론이다.
거제의 진, 퇴보에 책임을 져야할 권시장, 용인(用人)의 결과에 따라 크게는 나라의 흥망까지 가름했다는 역사의 교훈에서 향후 용인술(用人術)을 어떻게 가져가야할지를 냉철이 되짚어 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