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중은 절집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스님들의 하안거 해제일로 안거수행결과를 고백한다고 해서 백중(白衆)이라 했고 회향발원도 이 때 열린다. 회향(回向)이란 자기가 닦은 공덕을 남에게 돌려주는 것으로 ‘우란분절(盂蘭盆節)’의 의미와 통한다.
본디 불교는 4대 명절로 부처님 오신 날(음4월 8일), 부처님 출가하신 날(음 2월8일), 부처님 깨달음을 얻은 날(음 12월 8일), 부처님 열반하신 날(음 2월15일)로 모두 부처님의 행적과 관련이 있지만 우란분절은 그렇지 않으면서도 추가되어 5대 명절이 되었다.
우란분절은 부처님의 수제자인 목련존자(目連尊者)가 생전에 탐욕과 죄업으로 인해 아귀도에서 떨어진 어머니를 살아 있는 자의 선업(善業)으로 지옥에서 구원한 날이다.
목련존자는 육도(六道)에 윤회하는 모든 중생들의 전생과 금생 그리고 내생까지 다 볼 수 있는 무위자재(無爲自在)의 신통력을 지니신 분이셨다. 어느 날 육신통(六神通)으로 돌아가신 어머니가 어디 있는지 살펴보았더니 굶주림을 당하는 아귀(餓鬼)지옥에서 고통 받고 있었다.
존자는 부처님 전에 이를 하소연하자 부처께서는 ‘보시(布施)’를 말씀하셨다. 존자는 자신이 출가 전에 지녔던 모든 재산을 대중에게 베푸는 보시행으로 어머니의 업장을 소멸시켜 지옥에서 벗어나게 했다.
기독교와 불교의 구원관이 확연히 차이 나는 부분이다. 기독교는 오로지 자신의 믿음에 의해 구원을 받지만, 불교는 다른 사람의 공덕으로도 구원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그런 탓에 우란분절에는 영가등(靈駕燈)이 절집을 하얗게 장식하게 된다.(san109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