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려해상 주차요금제 '논란'
한려해상 주차요금제 '논란'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0.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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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정액요금제 적용, 민원 잇따라…임대사업자 "공원지침에 따를 뿐"

10분 주차해도 5,000원, 10시간도 숙박만 아니면 5,000원…

지난 8일 거제일주를 위해 부산에서 내려온 김씨 가족은 한려해상국립공원지역 내인 거제 모해수욕장을 찾았다.

30분 정도 주변을 구경하며 바람 쐴 생각이었던 김씨 가족이 주차장에 들어서자 입구에 서 있던 주차요원이 주차요금으로 선불 '5천원'을 요구했다.

30여분만 구경하다 나갈 거라는 김씨의 설명에도 불구, 주차요원은 "주차요금 당일 5천원, 체류 1만원 정액제는 공단측이 제시한 요금체계라 우리로서는 따를 수밖에 없다"며 난감해했다.

학동·구조라·해금강 등 국립공원 지역내 공원측이 운영하는 주차장의 요금체계가 현실과 맞지 않아 민원이 제기되는 등 합리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거제시가 속하는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가 관할하는 주차장은 모두 3개소. 이들 주차장들은 공원측으로부터 임대를 받은 사업자들이 운영을 하고 있고 따라서 요금체계도 공원측의 규정에 따르고 있다.

공원측의 주차요금 규정은 당일 5천원, 체류 1만원인 단일 정액 요금제. 10분도 5천원, 10시간도 숙박만 아니면 5천원이다. 관광객 및 주민들로부터 주차요금이 터무니없이 비싸고 융통성이 없다는 지속적인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배경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측 관계자는 "정액제 요금 적용은 '산악형 국립공원'의 요금체계를 그대로 따른 결과다"며 "등산을 하게 되면 서너 시간이 기본적으로 걸리고 야영을 하는 경우가 많아 정액제 요금이 결과적으로 더 저렴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거제의 국립공원 내 해수욕장인 학동, 구조라, 해금강의 경우 지역 특성과 관광객들의 체류행태 차이가 크다. 그럼에도 이를 고려하지 않은 요금체계를 그대로 적용하면서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9일 학동에 주차장 임대업을 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관람객 중 주차요금이 불합리하다고 항의하시는 분이 많지만 공원관측의 규정에 따라야 하는 입장이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원측  관계자는 '거제가 기존의 정액제 적용 근거와 맞지 않는 부분은 있지만 관리 규정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 건 맞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아란씨(여·능포동)는 "관리주체 측의 융통성 있는 운영이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며 "같은 국립공원으로 분류되고 있다지만 산악형 국립공원과 거제한려해상국립공원은 엄연히 상황이 다른데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한 최성우씨(남. 상동동)는 "해수욕장의 주차 요금을 '정액제'와 '시간 가산제'를 병행해 운영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며 "기본요금을 산정해 놓고 초과 시간 당 요금을 가산해 받는 '시간 가산제'로 운영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려수도해상공원 동부사무소 관계자는  "시간 가산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민원이 있지만 해당 시설을 짓는데 필요한 예산이 부족해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간을 두고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공원측의 융통성 없는 주차 요금체계 적용이 바가지 요금 거제라는 이미지를 더욱 각인시키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냉철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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