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통역·가이드·상담 교사 등 전문가 양성, 여성 일자리 창출"

- 거제시의회 최초로 여성장애인 시의원으로 의회에 입성했다. 활동을 시작한지 2개월 남짓 됐다. 독자나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 것 같다. 그 동안의 근황이 궁금하다.
△ 말을 많이 하는데 익숙하지 않아 조금 낯설다. 사회적 약자를 많이 찾고 싶다. 최근 장애인 문제가 불거졌는데 이는 노인·여성·다문화 가정 등 복지 전반에 대해 선진국화 대열로 접어든다는 것에 대한 방증이다.
처음엔 정치적인 생각이 없었다. 장애인으로, 여성으로 살아온 게 너무 억울해서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 지방선거 이전에 사회적 약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래서 단호하게 출마를 결정했고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
나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한 길을 걸은 결과다. 장애인 목소리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과 공간을 찾을 것이다. 현재 우리 주위엔 장애인들의 자발적 참여의 장이 없다.
- 최근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와 거제시장애인 단체간의 불화가 있었다. 그리고 시의회 총사위의 간담회 개최를 둘러싸고 장애인 단체의 반발도 있었다. 어디서부터 문제의 싹이 텄고, 어디서부터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야할 지 궁금하다.
△ 이번 일을 계기로 거제시장애인 단체장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한 것 같다. 경남자활협회와 시 장애인 단체 모두 내 것만 옳다고 고집하면 이번 같은 일은 또 발생한다. 사회 통합이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불신만 조장할 뿐이다. 같이 공유하고 함께 사안을 끌어내야 된다.
예를 들면 거제시의 경우 저상버스 보다는 도로가 우선이다. 협의회의 요구 정책이 나쁘지는 않지만 지역마다 처한 상황이나 현안이 다를 수도 있다. 협의와 공유가 없었다.
궁극적으로는 도 단위 협회는 도 단위의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교류의 장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이번 시청 점거와 같은 방법은 민주적인 방법이 아니다. 서로가 서로의 존재 가치를 존중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같이 가야 한다.
- 장애인연금법이 7월 1일부터 시행되면서 장애인들의 성토가 거세다. 최저 임금의 1/4 정도로 연금을 끌어올려 현실화 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고, 장애등급 재심사를 두고는 불만이 상당하다.
△ 겉으로 보기에는 정부가 장애인을 위해 엄청난 정책을 펼친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장애인들에게 전기요금 할인 등 각종 혜택이 많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인 도움은 턱 없이 부족하다.
조금 다른 얘기를 하자면 장애인 콜택시 탑승 자격을 무분별하게 완화하다보니 잡음이 많다. 장애 등급에는 16가지가 있다. 그 중 장애인 콜택시를 우선 필요로하는 등급은 장애 수준이 휠체어 등 보장구를 이용하는 장애인이다. 이른바 시각·청각 장애인보다는 더 필요로 한다는 말이다. 많이 편해지기는 했지만 악용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장애인 차량이 무분별하게 많은 것도 한 예가 되겠다.
이번 장애인연금법도 정확한 장애 등급을 부여해 꼭 혜택이 필요한 사람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게 하기 위한 취지다. 완벽한 서비스를 위해서는 필요하지만 시기라든지 여러 측면에서 마찰을 빚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주어진 복지와 혜택을 다시 빼앗는 것과 마찬가지다.
△ 이런 생각을 해봤다. 여성은 왜 비례대표로만 그칠까? 여성 정치가 더 활성화되고, 여성 스스로의 참여도 확대되면 자연스레 여성들의 권익은 더 신장될 것이라고 본다. 가장 필요한 것이 육아 부분을 정책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다. 육아 문제는 출산율과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치며, 이는 저출산·고령화 사회와 직결된다.
일자리 창출에 있어서는 전문가 양성을 통해 고부가가치가 있는 일자리를 끌어내야 한다. 관광 통역·가이드는 거제시의 우수한 자연 환경을 이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 카운셀링·상담 교사를 육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방과 후 학교에서 외부 강사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것처럼 상담 자격이 충분한 남·여 장애인들에게 상담교사로서 활동할 수 있는 문을 열어줘야 한다. 6개월에서 1년 정도 서포터를 해주면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 보육·여성 문제 만큼 교육과 복지 문제가 중요하다. 친환경 무상급식이 전국적으로 이슈화된지 오래된 것은 물론, 각종 복지 관련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생활 환경이 조금 나아지면서 관심사가 더 많이 확대된 게 사실이다.
△ 친환경 무상급식은 민주노동당에서 10년전부터 얘기했던 것이다. 당시에는 터무니없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지금은 여야가 따로 없다. 빠른 시일 내에 단계적으로 완료될 것이라고 본다. 현재 친환경 무상급식은 시기보다는 방법의 문제다. 몸이 건강하면 마음도 건강하게 마련이다. 지역의 우수한 농·수산물의 공급을 통해 학교와 지역 농·어가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최적이라고 본다.
이와 함께 무상예방접종을 추진하고 싶다. 일정한 기준을 잡아서 무상으로 기본적인 예방 접종을 할 수 있다면 장애를 미리 예방할 수 있다. 사고로 인한 장애는 미리 막을 수 없는 장애지만, 출산이나 임신은 다르다. 출산 전에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게 정책적으로 뒷받침 해줘야 한다. 출산 이전이 이후보다 적은 예산으로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다.
- 말씀 고맙다. 앞으로 4년간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독자와 시민들에게 앞으로의 각오와 자세를 밝혀줬으면 한다.
△ 저번 지방선거 때 전동 휠체어를 타고 재래시장 곳곳을 다닌 적이 있다. 주민들이 너무 좋아하시더라. 대부분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것 보다는 시민들을 많이 만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이와 함께 남들이 신경을 쓰지 못하는 곳을 다니고 싶다. 거창하게 밝히기 보다는 대화 창구를 만들어 대변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싶다. 자신만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