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동ㆍ남부농협합병을 둘러싸고 갈등이 깊어지면서 합병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전 동부농협 전무 윤씨의 임금채무액을 동부농협측이 갚은 후 합병을 진행하자는 남부농협 조합원들과 일정대로 합병을 진행하려는 동부ㆍ남부농협 측의 입장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것.
지난 2일 남부농협 비상대책위 측이 조합원 700명중 386명이 서명한 '남ㆍ동부농협 합병반대 의견서' 및 관련 자료를 농식품부 농협금융정책과에 접수시키면서 양 측의 갈등은 법적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마저 커졌다.
남부농협과 동부농협이 합병 계약서에 서명한 것은 지난 2009년 9월. 조합원 1,000명 이하 지역농협을 인근 농협으로 통합해 재정건전성을 높이자는 취지로 농협중앙회 권고의 결과다.
11월 실시한 조합원 찬반 투표 결과 60.3%가 찬성해 합병이 순조로이 진행되는 듯 했으나 윤모씨의 해고무효확인 등 소송에서 동부농협이 패소하면서 새로운 갈등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고등법원 판결결과 동부농협이 윤씨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 채무가 6억여원이 넘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남부농협 조합원들의 문제제기는 더 강해졌다.
동부농협의 채무를 남부농협 조합원들이 같이 갚아줄 수 없다는 것. 남부농협 조합원들은 비상대책위를 구성했고, 동부농협의 채무를 동부농협에서 해결한 후 합병을 추진하던지, 아니면 부실한 동부농협과는 합병을 하지 말자고 주장해 왔다.
반면 농협중앙회와 동부농협 측은 정부와 중앙회가 지원하는 기금(70억) 이자수익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 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 10일 11시 동부면 문화관광공원에서 동남부 농협 합병 창립총회가 열렸다. 양 조합의 대의원과 설립위원들이 참석한 이날 창립총회에서 '동남부농업협동조합 정관', '사업계획 및 수지예산'을 의결했고 설립위원회에서 선입한 임원들의 결과 보고가 이어졌다. 원희철 통합농협 당선자는 "더욱 크고 튼튼한 농협으로 거듭나 조합원의 권익향상과 복지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같은 시각, 남부농협 앞마당에서는 '동남부농협합병반대 규탄대회'가 열렸다. 남부농협 조합원 100여명이 모인 규탄대회에서 남부농협 조합원들은 '동부농협의 채무는 동부농협이 해결한 후 합병을 얘기하던지, 아니면 부실한 동부농협과는 합병하지 말자'는 내용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인 것.
합병총회는 마쳤으나 갈등이 이어지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