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말이 많았다. 자기 사람을 내정한 후 형식적 공모절차를 거치고 결국은 그 사람을 낙점하고 임용을 할 태세다. 거제시 문화예술회관 관장에 내정된 김호일 랜드마크 엔터테인먼트 그룹 아시아부회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김호일 관장 내정자는 권민호 시장이 선거를 준비할때부터 깊이 관여하고 도운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논공행상이라는 말도 나오고 보은인사라는 말도 나온다.
거제시 문화예술 풍토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역량과 자질을 갖춘 사람이라면 시장 측근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난하고 트집잡는 식은 옳지 않다.
집행부는 공모 결과는 물론 2배수로 후보가 압축됐음에도 후보들에 대한 관련 정보를 철저히 통제했다.
시민들은 "뭔가 있어 그렇지 않겠는가"며 의혹의 꼬리를 이어갔다. 김호일씨가 내정되자 "그럼 그렇지"라며 의혹을 확신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 경직된 집행부 대응의 결과다. 정말 숨기고 싶은 것 없이 당당했다면 말이다. 정확한 정보가 없는 곳에서는 의혹이 더욱 춤을 추게 마련이다.
김 내정자 관련 그가 자질과 역량을 충분히 갖춘 사람이라면 이같은 시의 대응이 오히려 문제를 키운 꼴이다.
오죽했으면 의회조차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집행부의 태도를 질타했을까? 김 내정자 관련 의혹들은 결국 의회 간담회장에서 불거졌다. 개운챦은 구석들이 많다.
지난 13일 의회는 김 내정자 임용을 위한 집행부의 협의 요청에 대해 간담회를 갖고 갖가지 의혹들을 제기했다.
미국 영주권자라는 사실이 드러났고 명확치 못한 근로소득의 근거도 지적됐다. 전문성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고 포로수용소 관련 공사를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는 (주)시공테크로부터 '기타 모집 수당' 명목으로 1,000만원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기타 모집 수당'이라는 개념에 대해 시공테크측은 "개인적인 문제라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의원들의 지적이 잇따랐고 김 내정자를 불러 보기드문 청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의회의 한계는 분명했다. "시장이 정한 사람인데…."라는 쪽으로 15일 청문은 급반전 됐다.
거제시 문화예술회관 관장은 그렇게 쉬운 자리가 아니다. 척박한 지역 문화, 예술의 부흥에 대한 주요 역할을 해야하는 사람이다. 그만큼 자질과 역량 및 예술 문화 마인드의 확립이 중요하다.
김 내정자가 그런 자질과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를 현재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개운치못한 위의 지적들에 대한 시나 당사자의 설득력 있는 적절한 해명이 없다면 김 내정자는 두고두고 꼬리표를 달고 다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