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면 '참 좋은데'…역시 관광성 외유?
잘하면 '참 좋은데'…역시 관광성 외유?
  • 박근철 기자
  • 승인 2010.10.01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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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 전원 10박11일 해외연수 떠나…시민들 눈 두려워 해야할 판

거제시의회 의원들이 해외연수를 떠난다.

총무사회위원회는 오는 10일부터 20일까지 11일간의 일정으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4개국을 방문하며, 산업건설위원회는 13일부터 23일까지 11일간 일본과 호주 2개국을 방문한다.

총사위는 1인당 480만원(300만원 자부담), 산건위는 450만원(270만원 자부담)의 예산으로 이번 해외연수를 진행한다.

총사위는 장애자 시설 견학, 환경도시지구 견학, 양로원 시설 견학 등의 일정을, 산건위는 친환경 하천조성 사례, 낚시공원 시찰, 친환경 도시개발 프로그램, 나라별 관광정책 분야 등을 배우고 오겠다는 계획안을 제출했다.

거제시의회는 '거제시의회 의원 공무국외여행 규칙안'에 따라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를 꾸려 심사를 했으며, 보고서를 제출하고 시정과 접목할 방안을 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정을 들여다보면 관광·외유성 해외연수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개원한지 3개월밖에 안된 의원들이 추석 연휴가 끝나자 마자 해외로 연수를 떠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연수기간 2주 가량 의회는 휴무 상태에 돌입하게 돼 의정활동 공백도 우려되고 있다.

총사위의 유럽 방문은 대부분 시가지 시찰로 잡혀있다. 게다가 하루에 한 곳 내지 두 곳 밖에 방문하지 않아 관광성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일차 코펜하겐 시 후생복지국 시찰과 자전거도로운영 시스템 시찰, 4일차 오슬로 시의회 방문 견학과 오슬로 유적지 시찰, 9일자 스톡홀름 환경도시지구 시찰, 10일차 헬싱키 양로원 견학을 제외하면 나머지 일정은 모두 시가지 시찰로 구성되어 있다.

산건위의 경우도 하루 일정이 총사위보다는 빠듯하게 잡혀있지만 대부분 견학과 시찰로 되어 있다. 특히 4일차 관광지 견학은 자연 원래의 모습을 보존해 개발한 관광지를 둘러본다는 목적으로 잡혀있지만 관광성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이 외에도 마오리 원주민 전통민속춤 공연 관람,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견학, 레드우드 삼림욕장 견학·체험, 와일드 라이프월드 야생동물원 견학, 남반구 최대 수족관 아쿠아리움 시찰, 석회동굴 시찰 등 거제시정과 접목하기 어려운 일정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거가대교 개통에 대비,  교통대책 마련이 난제로 남아있고  신공항 문제 관련해서도 의회가 여론을 모아가야 하는 등  대형 현안들에 적극 대응해야하는 시점이다. 시와 시민들과 함께  의회가 머리를 맞대고 일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임에도 의원 전원이 장기 외유에 나가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에 대한 시민들의 따가운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김 모씨(36·상문동)는 "6대 지방의회가 개원된지 3개월 밖에 안된 만큼 의원들은 조용히 업무 파악에 주력해야 할 시기고 또 시의 현안들에 적극 대응해가야할 중차대한 시기다"며 "뭐가 그리 급하기에 관광성 외유부터 떠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외유성 해외연수는 거제뿐만 아니라 다른 지자체에서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경북도의회, 제주도의회, 대구시의회, 고양시의회, 진천군의회, 영주시의회, 청주시의회, 증평군의회 등이 연수를 떠났거나 계획하고 있다.

이중 영주시의회의 경우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연수를 떠나 관광성 집단외유라는 눈총을 받고 있고, 대구시의회도 '물난리 속 골프'에 이어 해외연수를 떠나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경북도의회도 1인당 360만원 전액을 예산으로 지원받아 연수를 떠나 외유성 연수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와는 반대로 계룡시의회의 경우 계룡 세계 군(軍) 문화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뒷받침하고 열악한 시 재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 싱가포르 연수를 취소해 눈길을 끌고 있다.

나주시의회는 언론인 4명을 동행시키면서 비용을 예산에 포함시켜 나주시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해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진천군의회의 경우 공고를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해 해외연수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고, 고양시의회도 연수 직전 공청회를 개최해 연수의 목적와 일정 등을 일반에 공개했다.

천안시의회의 경우도 관광성 연수 논란을 의식해 의원 개별보고회 개최와 연수보고서 언론 공개를 약속하기도 했다.

적지않은 예산과 다른 지자체보다도 유독 긴 일정이 잡혀있는 이번 해외연수, 15명의 의원들이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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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민 2010-10-22 18:23:57
의원들의 해외연수라고 해서 무조건 나쁘게 볼 것은 아니다. 선진 도시의 우수한 시스템과 문화 등을 살펴 보고 거제시 발전에 도입시키는 원래 취지는 너무나 좋다. 하지만 엄려스러운 것이 봄래의 취지를 상실한채 의원들의 '해외 나들이'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다. 그 점만 유의한다면 해외 연수 자체를 비난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Sean 2010-10-02 19:52:11
하루에 공식일정 또한 여러개 잡으면 안됩니다. 하루에 한 두개가 적당합니다. 시차적응으로 잠도 편하게 못하는 상황에서 하루에 여러가지 공식일정을 소화하는건 현지인 아니면 어렵습니다.
나머지 시간은 기획(생각)하게 하는 주변의 명소에 간단한 관광일정을 만들어 공식일정에 준비하는것이 맞습니다.

Sean 2010-10-02 19:41:15
기사를 쓰시는 님도 거제 시민일텐데 시의원도 님이 뽑았으니 의원님들을 믿고 해외연수하게 하시죠. 선진 도시의 시스템, 문화등은 직접 보지 않고는 가슴에 와닿지 않습니다. 오히려 젊은 의원님들을 처음부터 해외연수하여 생각을 바뀌게 하지 않고는 거제의 미래가 있겠습니까?

흠흠 2010-10-01 13:42:57
문제가 있어보이네용. 나주시의회 사례처럼 거제시의회에도 이번에 일부 기자를 데리고 간다는 소문이 있던데 추가 확인 부탁드려요 박기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