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도와 부산시가 거가대교 민가사업자인 (주)GK해상도로에 막대한 이익을 보장해주는 특혜성 협약을 체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해연 경남도의회 의원은 지난 4일 도청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주)GK해상도로가 40년 동안 징수하게 되는 거가대교 통행료는 36조 3,600억원”이라면서 “당초 용역을 통해 20년의 통행료 징수기간을 산정한 주무관청이 정작 통행료 협상에서는 특별한 사유없이 민간사업자가 제안한 40년 징수기간으로 변경, 결과적으로 막대한 특혜를 주게 됐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최근 경남도와 부산시는 언론을 통해 거가대교 통행료가 1만원에서 1만 1,000원 사이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며 “이는 터무니없이 비싼 통행료이며 사업주의 입장만을 대변한 것인 만큼 통행료 협상에 앞서 총사업비에 대한 실사를 먼저 실시해 당초 과다 책정된 총사업비를 감액시키고 재정립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거가대교건설 총사업비는 협약 시 1999년 불변가 기준 1조 4,469억원으로, 민자사업자인 GK해상도로가 9,996억원을 투자하고 4,473억원의 재정지원금(국비 1,342억원·지방비 3,131억원)을 받았다. 여기에다 경남과 부산측 접속도로 공사비 7,960억원이 추가 투입돼 전체 공사비는 2조3,379억원이 소요된다.
김 의원은 “접속도로를 포함한 거가대교 전체 공사비용 2조3,379억원 가운데 국비와 지방비 1조3,396억원(57.3%)을 제외하면 민자사업자는 전체 비용의 42.7%만 부담한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협약서에는 총사업비를 민간투자금인 9,996억원으로 한정한 것이 아니라 재정지원금을 포함한 1조 4,469억원으로 산정하고 이 투자사업에 대한 세후 실질 수익률을 9.49%로 명시해 GK해상도로가 막대한 이익을 올릴 수 있는 근거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40년간의 거가대교 통행료 징수로 GK해상도로측은 총 민간투자비 불변가(9,996억원) 대비 3,637%, 경상가(1조3,976억원) 대비 2,601%라는 막대한 수익을 얻게된다”며 “운영비와 법인세 등 관리비 예상 총 경비 8조 6,173억원을 제외하더라도 발생하는 순이익은 27조 7,427억원”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또 “대규모 민자사업의 경우 운영기간이 30년을 초과하지 않지만 유일하게 거가대교만은 운영기간이 40년으로 돼 있다”면서 “통행료도 유료 도로 중에서 전국에서 최고로 높을 뿐만 아니라 90%의 최소운영수익보장까지 해 주도록 협약돼 있다”고 주장했다.<표 참조>
전국 주요도로 민자사업 현황 |
||||||
순번 |
사 업 명 |
관리주체 |
총사업비 |
사업규모 |
운영기간 |
비고 |
1 |
천안-논산 고속도로 |
국토해양부 |
15,953억원 |
81km |
30년 |
정부고시 |
2 |
대구-부산 고속도로 |
국토해양부 |
24,722억원 |
82.1km |
30(20)년 |
정부고시 |
3 |
서울외곽 고속도로 |
국토해양부 |
21,043억원 |
36.3km |
30년 |
정부고시 |
4 |
인천공항 고속도로 |
국토해양부 |
14,602억원 |
40.2km |
30년 |
정부고시 |
5 |
인천국제공항철도 |
국토해양부 |
39,490억원 |
40.3km |
30년 |
정부고시 |
6 |
대전천변도시고속화도로 |
대전광역시 |
2,064억원 |
4.9km |
- |
자체관리 |
7 |
광주제2순환도로(1) |
광주광역시 |
2,863억원 |
5.63km |
28년 |
자체관리 |
8 |
광주제2순환도로(3) |
광주광역시 |
2,019억원 |
3.52km |
27년 |
자체관리 |
9 |
국우터널 및 진입로 |
대구광역시 |
523억원 |
0.37km |
13년 |
자체관리 |
10 |
범안로 |
대구광역시 |
2,254억원 |
7.25km |
18년 |
자체관리 |
11 |
만월터널 |
인천광역시 |
1,484억원 |
2.9km |
30년 |
자체관리 |
12 |
문학터널 |
인천광역시 |
813억원 |
1.5km |
20년 |
자체관리 |
13 |
천마터널 |
인천광역시 |
1,127억원 |
2.3km |
30년 |
자체관리 |
14 |
미시령동서관통도로 |
강원도 |
1,105억원 |
3.69km |
30년 |
자체관리 |
15 |
백양터널 |
부산광역시 |
893억원 |
2.34km |
25년 |
자체관리 |
16 |
수정산터널 |
부산광역시 |
772억원 |
2.36km |
25년 |
자체관리 |
17 |
우면산터널 |
서울특별시 |
1,402억원 |
2.9km |
30년 |
자체관리 |
18 |
이화령터널(정부로이전) |
국토해양부 |
844억원 |
1.6km |
- |
정부고시 |
19 |
마창대교 |
경상남도 |
2,648억원 |
1.7km |
30년 |
민간제안 |
20 |
부산-울산고속도로 |
국토해양부 |
11,366억원 |
41.7km |
30년 |
정부고시 |
21 |
용인-서울고속도로 |
국토해양부 |
8,144억원 |
22.9km |
10년 |
민간제안 |
22 |
서울-춘천고속도로 |
국토해양부 |
14,269억원 |
61.4km |
30(15)년 |
민간제안 |
23 |
평택-시흥고속도로 |
국토해양부 |
6,399억원 |
42.6km |
30년 |
민간제안 |
24 |
서수원-평택고속도로 |
국토해양부 |
8,569억원 |
38.5km |
30(15)년 |
정부고시 |
25 |
일산대교 |
경기도 |
2,335억원 |
1.84km |
30년 |
민간제안 |
26 |
인천대교 |
국토해양부 |
10,961억원 |
12.3km |
30년 |
민간제안 |
27 |
거가대교 |
부산광역시 |
14,469억원 |
8.2Km |
40년 |
정부고시 |
김 의원은 “거가대교와 비슷한 투자 규모인 서울-춘천고속도로의 경우 총사업비 1조 4,269억원이 투입됐다”면서 “운영기간은 30년이지만 보장기간은 15년에 불과하고 MRG(최소 운영수익보장률·적자가 날 경우 정부 및 지자체의 예산으로 보전해 주는 비율)는 80%에서 5년마다 10%씩 줄어들어 60%까지 내려간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거가대교 개통 첫 해인 2011년에는 일일 3억 5,000만원, 연간 1,785억원의 통행료 수입을 올리게 된다. 5년 후는 2,779억원, 10년 후는 4,192억원, 15년 후에는 5,309억원, 25년 후는 한 해 1조 162억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김 의원은 “졸속적 협상으로 GK해상도로는 투자비 대비 2,601%라는 통행료 수입을 올리며 타사업보다 10년 동안 더 많은 수익을 얻게 됐다”면서 “도민들은 결국 이 기간만큼 더 고통이 가중될 수밖에 없고 MRG가 90%로 산정돼 있어 막대한 혈세로 보전해 주어야 하는 기간도 10년간 더 늘어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에서 민간투자사업의 폐단을 줄이기 위해 MRG와 기간을 폐지 또는 단축시켰고, 강원도(미시령 터널)와 대구시(범안로)의 경우도 재협상을 통해 MRG를 인하시킨 예가 있다”면서 “거가대교 실시협약 제80조에는 제반 여건변화에 따른 협약변경이 가능하도록 돼 있는 만큼 재협상을 통해 당초 협약 시 체결된 특혜적 요소를 과감히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