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는 결혼과 더불어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포기해야 하는 삶은 강요받는다. "누구의 아내", "누구 엄마", "누구 며느리" 등 철저하게 성과 이름을 잃고 산다.
더군다나 결혼 전 가졌던 짧은 직업의 연속성 또한 지니지 못하고 희생을 강요당하는 한국여성의 현실은 가정과 사회가 책임져 주지도 않는다.
자명한 현실은 여성이 남성보다 족히 10년은 더 오래 산다는 것과 남편보다 15년 가까이 더 혼자 살아야한다는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있다.
남편이 아내의 노후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이유로 첫째, 아내가 나이 드는 만큼 돈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출산의 후유증과 잔병치레가 길다는 현실이다. 무려 10년이나 더 길다고 한다. 특히 관절염, 두통 등 여성의 생리적 특성까지 감안한다면 더욱 더하다.
둘째, 경제적 실권이 없기 때문이다. 가계 살림살이는 아내에게 있지만 주택이나 임야, 전답, 유가증권의 실질적인 소유주는 남편의 명의로 되어있고 남편 사망 후 상속 재산 대부분은 자식의 몫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가끔 이런 주장도 해 본다. 남편의 급여 1% × 결혼년수 = 연금 저축금액.
셋째, 국민연금이나 기업연금을 들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연금이 전 국민 대상이지만 대게 한 가구당 1명만 가입되며 대부분 가장인 남편이다. 따라서 아내의 노후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넷째,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이 없고 있더라도 남자보다 적다. 돈벌이의 중심은 남자 위주로 되어있는 산업구조가 이 땅의 여성들에게 불리하다. 대비책을 세우지 않으면 사회적 비용이 훨씬 많이 들 수밖에 없다.
다섯째, 아내는 노후를 자유롭게 살 권리가 없다. 남자는 한 가정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인생의 마무리가 되지만 아내는 다른 가정에서 인생을 마무리한다. 친정보다 남편의 가정에 살아가는 인생이 2/3 이상이나 된다.
여성의 인생은 자기의 생활이 아닌 희생과 봉사로 산다. 따라서 이러한 멍에를 털어버리고 젊었을 때의 고생에 대한 보상차원에서라도 남편의 사랑이 더욱 필요하고 자유롭고 아름다운 여생을 위한 우선권을 주어도 된다.
그래서 행복한 노후는 최대한 일찍 시작하라. 오랫동안 계속하라. 물가상승률보다 높은 수익을 내라 (물가는 나의 자산을 깎아먹는 도둑) 라는 전제가 붙는다.
그렇다고 남편의 은퇴(노후)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은퇴(retire) 는 tire(타이어)를 re(다시) 바꾼다. 즉, '새 출발한다'라는 의미이기에 은퇴는 유쾌한 일이며 새로운 도전의 시작일 수 있다.
우리는 어려웠던 부모세대의 불행한 노후를 목격하다보니 슬플 뿐이지 미래는 아름다운 정원이 보이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분명한 가치가 있는 삶일 것이다. 단지 우선시 되어야하는 순위를 굳이 매기자면 아내라는 이름이 먼저 떠오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