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들어진 길 하나, 관광자원이다
잘 만들어진 길 하나, 관광자원이다
  • 거제신문
  • 승인 2010.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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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은 이미 유명한 관광 명소가 됐다. 지역의 특성과 환경적 조건을 잘 살려 사람들이 찾아 걷고, 느끼고, 보고, 즐길 수 있게 만든 그냥 '길'이다. 바야흐로 우리가 걸을 수 있는 길도 훌륭한 관광자원이 되고 있는 시대인 것이다.

웅장한 시설과 거창한 그림으로만 논하는 관광은 식상하다. 보는 것으로 끝이 날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감성과 정서를 자극하고 생태적 체험까지를 줄 수 있는 소박하면서도 자연적인 테마에 목말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의 이같은 보편적 기대욕구를 잘 분석, 그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게 하는 것이 관광자원화의 시작이다. 관광자원에 대한 발상의 전환인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지리산 인근 지자체는 이같은 발상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실천에 옮겼고 그 결과로 나온 것이 올레길이며, 둘레길이다. 여기에 콘크리트가 있고 현란한 네온이 있고, 거대한 구조물이  있는가? 아니다. 자연과 길이 전부다.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든다. 목적은 다양하다. 걷기 운동을 위해서, 자연과 운동을 함께 즐기기 위해서, 호기심에서, 휴식차, 여행 삼아 등등. 그리고 만족하며 다시 찾으리라 다짐하고 돌아간다.

길을 활용한 관광자원화는 경제적 효율적 측면에서도 그야말로 최상의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전국의 지자체들이 자기지역의 특성을 살린 '길 만들기'에 혈안이 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유가 뭐겠는가?

거제시는 다소 늦은 감이 있다. 발상과 적극성에도 회의를 주고도 있다. 숲과 바다 등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뭐가 문제인지. 그저 답답할 노릇이다.

지난 12일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가 '길 만들기' 시동을 걸었다. 동부사무소는 관광자원화에 주요 방점을 찍고 있었다. 공곶이-서이말 등대, 가라산-망산을 연결하는 '길'을 만들어 관광객이 찾고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길'을 관광상품화하겠다는 것이다. 늦은감이 있지만 다행이다.

그러나 시가 먼저 해야 할 일이었음에 씁쓸함이 없는 것도 아니다. 시에 대한 이같은 씁쓸함은 지금부터라도 '길' 만들기에 시가 적극 나서 줄 것을 요구하는 성난 목소리로 확산되고 있다. 아다시피 가라산- 망산은 지금도 전국의 산악인들이 즐겨 찾고 있는 명산이다. 22km를 연결, 탐방로를 조성한단다. 잘만  조성되면 찾는 발길이 줄을 이을 것이다.

공곶이 -서이말 10km는 또 어떤가. 태고의 자연이 그대로 보존돼 있고 바다와 내음을 가장 가까이서 보고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서이말 등대가 있고 와현 봉수대가 있다. 숲과 자연과 문화와 역사가 함께 어우려져 있는 보고인 것이다.

굽이 굽이 돌며 돌아오는 '둘레길',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지 않는가. 이런 걸 이 기회에 관광자원화 하지 못하면 이는 거제시의 명백한 '무능'이라는게 우리의 판단이다.

그간 공원지역이라 애로가 있었던게 사실이다. 그런데 그 관리주체가 오히려 판을 깔고 있는 것이다. 공곶이-서이말 등대 둘레길, 제대로 된 '길'을 만들어 전국적으로 홍보되고 찾는 발길이 연일 미어터지는 그런 명소로 키우자. 우리의 자랑스런 자산으로 말이다. 시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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