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의 소나무들이 재선충 비상에 걸렸다.
최근 재선충에 의한 소나무 피해가 극심해짐에 따라 시의 재빠른 조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지난 11일 아주동 대우조선 정문에서부터 옥포로 이어지는 14번 국도 왼편엔 다량의 소나무들이 가을 단풍을 연상시키는 붉은 빛으로 물들어 있다.
얼핏 보면 예쁘지만 가까이서 살펴보면 붉은 빛의 소나무들은 하나같이 재선충에 감염돼 물기 하나 없이 말라붙은 상태며 발갛게 변색돼 죽어가고 있다.
소나무 재선충은 크기 1mm 내외의 실 같은 선충으로서 나무 조직 내에 수분, 양분의 이동통로를 막아 나무를 죽게 하는 해충이다. 가해수종은 해송, 적송으로 치료약이 없고 매개충에 대한 천적도 없어 한번 감염되면 100% 고사한다. '소나무의 에이즈'라고 불릴 만큼 심각한 해충인 소나무재선충이 거제시에 처음 출현한 것은 약 10여년전.
시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10년 전부터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를 베고 비닐 덮기를 하는 등 재선충 확산 방지를 위한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사실상 완전 근절은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문제는 올해의 경우 재선충 피해 시기가 예년보다 빠르며 피해 면적도 넓고 피해 상황 또한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것이다.
확인결과 제선충 피해지역은 거제 전체면적의 절반 이상에 달하는 연초ㆍ하청ㆍ장목면과, 옥포ㆍ장승포동 지역들로 이곳들은 이미 심각한 감염 지역으로 분류된 상태였다.
나머지 지역 또한 방심할 수는 없는 상황. 집단적 감염 분위기는 아직 감지되지 않았지만 곳곳에 산발적으로 재선충의 피해를 입은 소나무들이 말라 죽어가고 있어 차후 확산에 대비한 시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올 여름 이상 고온으로 경남권 전체에 예상보다 빨리 재선충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며 "산발적으로 발생하던 피해가 9월이 되면서 아주 심각해졌다"고 말했다.
또 "재선충은 한번 감염이 되면 빠르게 주변 나무들로 감염이 되기 때문에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작업이라 방제 작업 발주를 위해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시는 사업비 2억5,000을 투입해 12월 말까지 방제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으로 지난 9월 중순부터 10월2일까지 피해 지역에 대한 예찰을 모두 마쳤다.
현재 소나무 약 만 3,000본을 잘라낼 예정이며 절목지역엔 항공방제 사용약제(티아클로프리드 액상수화제)를 살포하는 등 방제 작업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