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공간 있다는 건 자랑거리…시민들 연간 2번 이상 회관 찾도록 노력
장승포항 워터스크린 설치, 환타지 영상 상영…상권 회복에도 큰 역할 가능
김호일 거제문화예술회관장을 만났다. 거제문화예술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이다. 거제 문화예술에 대한 견해와 문예회관 운영 복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변광룡 본지 편집국장과의 대담 내용을 정리해 본다.

- 관장 임용까지 논란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힘들었을 거라 생각된다. 소회를 말해달라.
△거제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인맥이 있다느니 특정한 목적이 있다느니 식으로 우려한 것은 어떻게보면 당연할 수 있다고 본다.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이해는 충분히 했다. 앞으로의 활동으로 평가를 해줬으면 좋겠다.
- 거제시의 문화 여건에 대해 평가해 달라.
△거제는 바다라는 천혜의 자원을 갖고 있다. 문화예술의 토양으로 충분하다. 공간으로 한정 하면 문화예술의 풍부성은 사라진다. 기존 거제문화예술은 이런 측면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문화예술체험의 기회가 적어지고 자연히 문화소외 현상이 크게 나타났던것 같다.
기성세대보다 장애인·소외·저소득 계층에 문화 혜택을 줄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양대 조선기업과 소통해 기업에 세금 감면 등 적절한 혜택을 주면서 거제 문화예술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는 예술 경영의 일부분이다.

- 일상에서 쉽게 문화예술을 체험하기에는 공간이 협소하다. 특히 문예회관을 가지 않으면 누릴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 거리 공연 등이 필요할 것 같다.
△ 거리 축제 등은 상당히 필요한 부분이다. 아울러 주말 공연 공간을 확대해야 한다. 일본의 1촌1품제는 배울 것이 많다. 어떤 정해진 지역의 특성을 다른 곳에서 의미없이 흉내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거제는 거제 고유한 것을 찾아야 한다.
거제만이 갖고 있는 요소를 찾아내 문인·작가·연출가·감독 등 전문가 집단이 스토리를 만들고 함께 보고 즐기는 문화공간을 많이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
서울의 경우 3∼4명이 하는 새로운 기법의 거리 축제 등 좋은 아이템이 많더라. 거제의 경우에도 해녀·어선·이순신 장군 해전 등 좋은 요소들이 있다. 이를 문예회관의 예술기획부 직원 교육을 통해 그려나갈 생각이다.
- 아이템이나 주제가 많더라도 문예회관 운영이라는 현실에서 차단될 가능성이 크다. 적자 해소 등 회관 운영에 매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 프로젝트는 몇 천만원 규모에서 몇 십만원 단위까지 다양하다. 조선소의 우량 협력업체나 금융기관 등과 연계해 주최·후원 등 스폰서십을 형성,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면 불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차없는 거리 조성 등을 통해 주말 거리축제를 많이 열어 볼거리와 행사를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회관의 예술기획부 직원들도 8년이란 시간 동안 배운 것도 많고 노하우도 풍부하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가능하다.

- 거제시 문화예산의 규모는 적당한가? 문화예술 관련 예산의 증액은 필요하지 않나. 요구할 의사는 있는가.
△ 대부분의 지자체의 경우 예산의 0.5% 정도가 문화 예산이다. 거제시도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적당한 규모라 생각한다. 문화예술회관의 경우를 보면 건물 유지·보수·관리비와 인건비 지출이 거의 다다.
수익창출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예산구조다. 단순 대관 공연이나 대관 전시회가 75∼80%를 차지하는데 대관료는 대극장의 경우 200만원, 전시장과 소극장의 경우 40만원이 안된다. 고민거리다.
기획 공연은 수익모델로 전환해야 되는데 콘텐츠 사용 비용이 엄청나다. 유명 가수의 경우 8,000만원에서 1억은 된다. 10만원짜리 공연이라고 가정했을 경우 1회 공연에 1,200석을 다 채워야 현상 유지가 되는 셈이다.
단독 공연 섭외보다는 공동참여하는 공연유치 등으로 고품격의 공연기회 확대를 도모해 볼 생각이다. KBS 남자의 자격팀이 참가한 거제전국합창대회의 경우 홍보 효과가 상당했다. 특별 예산 같은 것을 둬 이같은 경우 같이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 시민들은 문예회관을 애물단지로 보고 있다. 적자 폭을 감소시키는 것이 책임자의 역량이라고 본다. 복안은 있나.
△ 문화예술 공간이 있다는 것은 자랑거리다. 때문에 애물단지로 여겨서는 안된다. 거제시민의 문화 의식이나 생활 수준은 서울 강남에 비해 처지지 않는다. 음악·미술·연극 등 종합예술을 즐길 수 있는 바탕을 갖고 있다.
거가대교가 개통되면 부산 강서구나 을숙도 등의 주민도 끌어들일 수 있다. 마케팅 시장은 충분히 오픈되어 있다. 시민들의 만족도를 높이면 적자에 대한 생각은 줄어든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좋은 공연을 통해 많은 감동을 줘야 하고, 시민들이 연간 2번 이상은 문예회관을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이 참여하는 문화예술 풍토를 마련하고자 한다. 기업 접대비의 5%를 문화예술 기금으로 쓸 수 있도록 제도화·활성화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캠페인을 준비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시민의 만족도와 참여도를 높일 계획이다.

- 거제시의 빈약한 밤 문화가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워터스크린에 대해 자세히 얘기를 해 달라.
△ 밤이 조용한 항구는 어촌에 불과하다. 장승포항 해수면 위에 워터스크린을 설치하는 것이다. 20억원 정도의 예산이 든다. 10억원은 시에서 부담을 하고 나머지 10억원은 정부에서 부담을 하는 것이 계획이다.
그래서 워터스크린을 통해 '오즈의 마법사'와 같은 환타지 영상을 상영하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이를 통해 아름다운 항구의 모습을 갖춘다면 문화와 함께 관광도 업그레이드 되며, 아울러 장승포 전체 상권도 회복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당부할 게 있으면 해달라.
△ 이제 3주가 됐다. 업무 파악을 위해 노력을 많이 했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들을 예정이다. 시민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 예전에 어떻게 해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기업과 지역, 시민을 거제 문화예술 발전의 주요 토대로 삼을 것이다. 문화발전에 기업이 참여토록 하고 특정 지역의 만족도를 높임으로 거제 전체지역에서 문화예술의 기대치를 높일 것이다. 나아가 시민 전체의 문화생활의 질과 만족도를 높이는게 그 내용이다. 많은 질책과 조언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