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명 변경으로 없어진 단체에 거제시의 보조금이 아무런 문제없이 두 차례나 지급된 것이 밝혀져 시 보조금 지급 행정의 허술함이 드러났다.
거제시여성장애인연대는 지난 2009년 11월 19일 거제장애인자립생활센터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공식적으로 없어진 단체가 됐다.
하지만 단체대표인 김은동 의원은 2009년 12월23일 150만원의 시 보조금을 받았으며 2010년 분 보조금을 신청 할 때 없어진 '거제시여성장애인연대'란 이름으로 두 차례 보조금 신청서를 거제시에 냈다. 시에서는 아무런 검증 없이 두 차례 다 각각 75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또한 보조금 신청단체는 거제시여성장애인연대였지만 지급은 거제장애인자립생활센터 계좌로 입금했다. 신청단체와 지급단체가 상이했음에도 거제시는 별다른 문제의식을 갖지 못했던 것.
시 관계자는 "김은동씨가 제출한 2010년 보조금 신청서에는 단체명란은 비워져 있었고 계좌번호만 기입돼 있었다"고 말했다. 가장 기본적인 기입사항인 단체명이 빠져 있는 허술한 보조금 신청서임에도 시에서는 고스란히 보조금을 지급한 상태.
이미 없어진 거제시 여성장애인연대 이름으로 어떻게 시 보조금을 신청할 수 있었으며 시에서는 또 아무런 제재 없이 어떻게 보조금을 교부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시 관계자는 "단체명이 바뀐 것을 당사자가 통보해주지 않아서 몰랐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 당시 김은동 소장이 너무 바빠서 미처 처리하지 못했던 모양이었던 것 같더라"고 말했다. 당시 김은동 소장이 알려주지 않아서 어쩔 수 없었다는 주장이다.
김은동 의원은 " 2010년도 보조금은 2009년도에 신청을 하는 것인데.. 아직 명칭이 바뀌기 전이라서 여성장애인연대로 신청한 것"이라고 대답했다가 재차 사실 관계를 확인하자 "어차피 같은 단체라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같은 단체라 상관없는 거라면 왜 당시 명칭이었던 '거제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가 아니라 이전 이름인 '거제시여성장애인연대'로 보조금을 신청했느냐는 물음에 대해 김 의원은 "거제시여성장애인연대는 이미 시에 등록된 이름이라 보조금 받기가 행정상 편리하고 거제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신생 단체라 번거로운 것들이 많아 그렇게 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시의 이같은 허술한 보조금 지급 행태가 비단 이 사안뿐일까라는 시민들의 냉소가 일고 있고 이는 보조금 지급행정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