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문이 넓은 문으로 되기를
좁은 문이 넓은 문으로 되기를
  • 거제신문
  • 승인 2010.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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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칠 화평교회 담임목사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마태복음 7장 산상보훈 중의 한 말씀이다. 그러면서 예수님은 계속 말씀을 이어가신다. 

"네 눈 속에는 들보가 들었는데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를 보고 그것을 빼려고 하느냐" 이제는 형제의 흠을 보기 이전에 네 눈 속의 들보를 먼저 빼도록 하라고 말이다.

지난 여름부터 가을까지 인터넷에선 '타진요'가 맹위를 떨쳤다. 타진요란 타블로의 진실을 요구한다는 말의 첫 글자를 딴 인터넷카페의 이름이다.

발단은 가수 '타블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의혹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래서 타블로에게 '이젠 더 이상 거짓말을 하지 말고 진실을 말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양측의 공방으론 도저히 진부를 가릴 수 없게 되자 결국엔 경찰 수사로까지 이어지게 되었고 결론은 '타블로의 학력엔 거짓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진실이 밝혀지는 한쪽 구석엔 '타진요'의 거짓이 밤중에 누군가 몰래 실례 해놓은 길가의 변 마냥 냄새를 풍기며 휴지에 가려진 채 버려져 있었으니 곧 타진요의 카페 개설자의 아이디가 본인의 실명이 아닌 남의 이름과 주소를 도용해서 몰래 사용한 불법 아이디였다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었다. 세상에서도 남의 이름으로 행세하면 안 되듯이 인터넷에서도 본인 실명이 아닌 남의 이름과 주민번호를 도용하면 처벌을 받게 되어있는데 하물며 남의 잘못을 추궁하고 정죄한다는 사람이 정작 본인은 거짓과 불법으로 얼룩져 있다면 참으로 아이러니컬한 일이 아니겠는가!

어디 그뿐인가 이로 인하여 발전된 카페가 '상진세'였는데 상진세란 '상식이 진리가 되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는 의미인데, 인터넷에서의 상식 중 상식은 자기 이름으로만 아이디를 발급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거기다가 남의 이름을 도용하면 처벌을 받는다는 것 또한 법이요 진리요 상식인데 자신은 이런 극히 초보적인 상식조차 지키지 않으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에겐 상식 이하의 짓을 한다고 따지고 욕했으니 이것이 문제란 말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자기 눈의 들보는 보지 않고 남의 눈의 티만 보고 비판하고 정죄하는 사람이 너무도 많다는 것이다. 성경은 이런 사람들을 가리켜 '넓은 문'으로 가는 사람들이라 했고, 그래도 남을 비판하기 이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보면서 뉘우치고 회개 하는 사람을 가리켜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그 이유는 그 길을 가는 사람이 너무 적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 것이다. 이것이 산상보훈에서 말씀 하신 첫 번째 '좁은 문'인 것이다.

성경이 말하는 두 번째 좁은 문은 "구하기 전에 먼저 남을 대접하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구하라!" "찾으라!" "문을 두드리라!"는 말씀을 좋아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새벽기도부터 시작하여 잠자리에 들 때까지 많은 것을 하나님께 구한다. 복 달라, 건강 달라, 자녀 공부 잘 하게 해 달라, 사업 성공 시켜 달라, 문제 해결해 달라 등등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달라는' 주문을 외우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산상보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서두엔 구하라고 했지만 마지막엔 받는 자보다 주는 자가 복이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은, 이 길은 한 두 사람이 걸어가고 말 '좁은 길'이 아니라 온 세상 사람들이 다 걸어 가야할 '넓은 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원하기는 지금까지의 이 '좁던 길'이 더 이상 '좁은 길'로 있지만 말고, 많은 사람 즉 대다수의 사람들이 걸어가고 활보하는 '넓은 문' '넓은 길'이 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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