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건설조합 "사장교 코스 사용 불가"…변경 불가피
전국마라톤협회(이하 전마협)가 '거가대교 개통 기념 세계 마라톤 대회'를 추진하면서 경상남도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참가자 모집을 계속한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또한 코스 일부로 홍보된 '사장교 1.6km' 사용여부는 거가대교건설조합이 강경히 '불허' 입장을 보여 최악의 경우 코스 변경이 불가피한 상태다.
거가대교 개통을 축하하기 위해 전국마라톤협회와 CBS, MB N, 매일경제가 각각 주관, 주최하는 거가대교 개통 기념 세계 마라톤 대회는 오는 12월 12일로 예정돼 있으며 지난 9월 30일 참가신청을 마치고 현재 약 1만 7000여명의 시민들이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그러나 전마협은 예정 코스 중 경남도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국가지원지방도 58호선'에 대해 도 승인 절차 없이 참가자 신청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가대교 사장교' 코스 포함 역시 거가대교건설조합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이마저도 받지 않은 채 5km 및 풀코스 참가 신청을 마무리 했다.
이에 '대회 자체가 취소되는 게 아니냐'는 참가자들의 우려와 불안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참가신청을 한 손정우씨(30. 장평동)는 "도 승인을 받지도 않은 상황에서 접수 신청을 받고 전혀 그것에 대한 공지조차 없다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국마라톤협회(회장 장영기)는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장영기 회장은 지난 2일 "도에서 안전상의 문제를 제기해 천여명의 보안요원을 추가 투입하는 보완방안을 도에 제출, 현재 긍정적으로 내부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또 "'사장교 구간' 역시 도 승인만 떨어진다면 조합 측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는 구두 합의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5km 및 풀코스에 포함돼 있는 '사장교' 사용 허가에 대해서 거가대교건설조합 측은 여전히 강경히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5일 조합 관계자는 "사장교는 자동차 전용 도로이며 동절기 안전사고의 우려로 처음부터 마라톤 대회 코스 사용은 허가할 수 없다는 공문서를 여러 차례 보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도 승인이 나건 안 나건 그건 도의 입장이고 조합 측은 '불허'의 입장을 번복하지 않겠다는게 공식적인 입장이다"고 단언했다.
대회를 한 달 앞둔 현 시점에서 사장교 포함 여부가 불투명하자 전마협 측은 뒤늦게 홈페이지에 '사장교 포함 여부는 변경될 수 있다'는 공지를 띄워놓았다.
거가대교 개통 기념 마라톤 대회는 개최를 불과 한 달 앞둔 상황에서 대회를 둘러싼 각종 잡음들로 '거가대교 개통 기념'이라는 당초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