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축은 '불안' 이전은 '돈'…현실적 방법은 '학군 조정'
증축은 '불안' 이전은 '돈'…현실적 방법은 '학군 조정'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0.11.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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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 시루' 수월초, 이전만이 대안인가

학부모 "거리 멀고 통학로 위험" 이전 요구…일부 시민 "남아도는 학교 있는데" 예산낭비 지적
인근 제산초, 수용 학생인원 절반가량 남아…거제지원교육청 "증축 불가능, 학생분산이 대안"

▲ 최근 학급과밀문제가 불거지면서 이전 문제가 이슈로 부각하고 있는 수월초등학교. 학교 앞 농지가 수월초등학교 이전부지로 거론되고 있는 등 이전과 건물 증축, 학군 조정 등 각종 대안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 빨간색 부분이 이전 부지로 거론되고 있는 수월초등학교 인근 농지.

거제 수월초등학교 학급과밀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증축이든 이전이든, 학군조정이든 대안이 절실하다.

현 학교부지의 지반이 약해 현재 3층 건물에서 4층으로 올릴 수가 없어 증축도 어렵다는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거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수월초 기존 건물의 노후가 심해 층수를 높이게 되면 기존 건물은 물론 새로 올린 건물까지 위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근 수월천 보다 지대가 낮아 운동장이 침수되는 문제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거론되는 것이 '이전'이다. 수월초 학부모들은 '학교 이전'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가까이에 교실이 남아도는 제산초등학교가 있어 설득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300미터 거리에 2008년 신설된 제산초등학교가 있는 것. 제산초등학교는 수용 학생인원 1260명에 크게 못 미치는 662명의 학생들이 현재 다니고 있다. 36학급을 수용할 수 있으나 11개 교실이 비어 있는 상태다.

'가깝고 교실이 남아도는 제산초등학교가 있는데 갑자기 학교이전이 무슨 말이냐'란 지적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그러나 수월초등학교 학부모들은 '거리'와 '통학로' 문제를 제기한다. 전성실 학부모회장은 "제산초까지 거리가 멀고 통학로가 위험하다. 애들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제산초까지 다니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청은 학교 이전보다는 통학로를 정비한 후 학군조정을 통한 분산 수용이 현실적 대안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수월초등학교의 학교 이전문제가 급부상된 것은 지난 10월 권민호 시장과 학부모들과의 만남 자리에서다. 이 자리에서 권민호 시장은 "(학교이전에 대한 학부모들의 요구에 대해)시에서 수월초를 매입한 후 공공기관을 넣고 수월천 너머 농지에다 수월초를 이전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시장은 이어 지난 9일 고영진 교육감이 거제를 방문했을때도 수월초등학교 이전을 건의했고 고 교육감과 함께 수월초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날  고 교육감은 "수월초를 방문해 보고 싶었다. 시장과 잘 상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고 교육감과 권 시장은 "수월초를 이전한다면 저 즈음이 어떻겠는가"라며 예정부지로 거론되는 곳을 가리키며 말을 주고받기도 했다. 학교이전에 급격히 힘이 쏠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학교 이전이 과연 가장 적절한 대안인가'에 대한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권 시장이 언급한 '수월동 농지'는 도시계획상 '생산녹지지역'과 '농업진흥구역'으로 고지된 곳이다. 생산녹지지역은 농업적 생산을 위해 개발을 유보할 필요성이 있는 지역으로 학교부지로는 선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농업진흥구역'은 농업진흥구역 해제를 통해 용도 변경을 해야 학교를 지을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 보호의 필요성에 따라 제한시킨 이 지역을 다시 또 급작스레 도시계획을 변경해야할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 시 도시계획의 임기응변이 도마위에 오를 가능성이 큰 것이다.

시 교육지원청도 학교 이전 보다는 학군구조정을 현실적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학교이전에는 2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간다. 가까운 곳에 교실이 남아도는 제산초가 있어서 학교 이전을 도 교육청에 건의하기에는 타당성이 희박한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수월초 학급 과밀문제의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학군 조정'이다. 내년부터 현재 통합학군으로 분류돼 있는 수월지역의 학군을 나누어 인원에 맞게 제산초와 수월초에 나눠 아이들을 보내면 학급 과밀 문제는 일단 해결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교육지원청이 학군 조정을 시도했으나 수월초 학부모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쳐 무산된 바 있다. 반대이유는 '통학로가 위험하다'는 것.

이에 대해서도 시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내년 도시계획도로가 완공되면 '통학로' 정비도 완료될 것이다. 지난해 수월초 학부모들과 통학로 안전 문제만 해결되면 학군 조정에 동의하겠다는 합의도 했다. 그래서 일단 통합학군으로 놔둔 것이다. 내년에는 학군조정을 통해 학생들을 분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교육청은 학교이전보다는 '학군조정'을 통한 학생 분산이 더 현실적이고 적절한 대안이라는 입장인 셈이다.

시민 김모씨는 "시에서 학교 부지를 시가대로 매입해 그 돈으로 수월 농지에 수월초를 신축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건 일종의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냐"고 일침했다. 또 "시에서 학교를 매입하는 돈은 거제 시민 혈세가 아닌가. 수월초 학부모들이 아닌 사람들 입장에서는 교실이 남아도는 제산초를 놔두고 굳히 수월초 이전하고 여기에 시 예산이 들어가는 걸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도 말했다.

학부모들의 학교이전 요구, 권 시장의 이전 검토 등이 불거지면서 수월초 이전 문제가 탄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학교이전만이 대안인가라는 지적들이 나오면서 오히려 학군조정 등이 더 적절한 대안이라는 주장도 강력 제기되고 있다.

학교수급 전망, 효율적 예산집행, 도시계획의 일관성 등 종합적인 측면을 고려한 냉철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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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2010-11-22 22:51:17
정말 불필요하면 혈세로 지으면 안되겠죠.하지만 지금 비어있는 제산초가 언제까지 비어있는 것이 아닙니다.힐스테이트가 1년뒤에 입주하면 꽉찹니다.지금은 가깝고 과밀학급이지만 그때되면 멀고도 과밀학급됩니다. 수양동에 동사무소도 없고 도서관도 필요한데 수월초 건물은 시립도서관으로 바꾸고 운동장에는 수양동사무소 지으면 됩니다. 거제교육환경 열악해서 떠나겠다는 사람 많은데 거제신흥주택가 수월에 도서관하나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