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가대교 통하는 첫 버스에 오르다
거가대교 통하는 첫 버스에 오르다
  • 박혜림 기자
  • 승인 2010.12.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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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고현-신평역-부산서부터미널까지
▲거가대교 개통 첫날인 14일, 고현에서 사상으로 출발하는 6시40분 첫 차에 승객들이 오르고 있다.
6시20분경 부산 사상행 버스가 거제시외버스터미널에 섰다. 부산 직행이라고 적힌 창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승객들은 하나둘씩 버스에 오른다.

“처음 가는데 노선은 아나?”

서울행 버스기사가 고현-부산간 첫 버스를 운행하는 유봉근 기사(54)에게 묻는다.

부산이 집이라 부산거리는 훤하다는 유 기사는 “대강 알고있지. 신평역 내릴 사람은 신평에 내려주고 사상에 내릴 사람은 사상에 내려주면 되지 않겠나”라며 너털웃음을 터트린다. 거가대교를 통해 가는 첫 버스인지라 기사들도 함께 들뜬 모습이다.

버스에 타고 있는 승객들도 어수선하다. 버스에 승차하는 사람마다 어디로 가는지 얼마나 걸리는지 묻는 질문 세례가 끊이지 않는다.

“7시20분이면 도착하겠어요?”
“가봐야 알겠죠”
“버스비가 왜 이렇게 싸요?”
“거리가 짧으니까 그렇죠”
“다대포가 집인데 어디서 내리는 게 가까워요?”
“그럼 당연히 신평에서 내려야 가깝죠.” 

승객도 기사도 화기애애하다. 자리에 앉은 승객들끼리 부산행 버스에 대한 의견이 분분 하다.

“거제에서 나갈 때 이제 자가용 탈 필요없을 듯 하다. 버스비가 통행료보다 싸다. 자가용 타고 갈때 올때 합해서 2만원에 기름값 등등 합하면 비싸다. 버스 타고 다니는 게 제일 편하고 좋은 것 같다.”
“엊그제 부산 결혼식 간다고 3명이 4만원 넘게 주고 갔는데 오늘은 3명이 2만원 정도 들었다. 완전 싸다.”
“통영에서 부산 가면 통영 가는 차비도 드는데다 부산 가는 차비도 비싼데 둘러 가야 되서 시간도 훨씬 더 든다. 통영 가는데도 30분이고, 부산 가는데도 2시간. 거가대교 타면 더 빨라져서 좋은 것 같다. 가격도 싸고.”

등등 거가대교 개통ㆍ버스 예찬론과 함께 비싼 통행료에 대한 불만도 함께 비춰졌다.

기사 아저씨도 들뜬 모습으로 “출발 1분 남았습니다”를 외친다. 출발 직전까지 승객 탑승이 탑승, 총 23명이 부산으로 향했다. 출발시간은 6시40분.

버스가 출발하자 어슴푸레 하늘의 검은 빛이 사라져가고 있다. 중곡을 지나자 길가에 거가대교 개통을 알리는 깃발이 날린다. 연초파출소 지나 자동차 전용도로로 진입하자 부산 64km라는 표지판이 나왔다.

터널 하나를 통과하자 외포리와 장목 가는 길이 갈라져 나오고, 덕포터널을 지나자 아름다운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바다 끼고 있는 정취의 아름다움을 한껏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승객들 모두 이른 시간임에도 창가에 붙어 앉아 창밖의 풍경에서 눈을 떼지 않는 모습이다.

7시쯤 되자 하늘이 더 밝아져 왔다. 저 멀리 거가대교와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거가대교의 조명과 넘실대는 바다가 동이 터오는 하늘빛과 어우러져 장관이다. 버스가 달리면서 보이는 마을마다 해안을 따라 밝혀진 가로등이 해안선을 더욱 아름답게 보이게 했다.

장목 대금휴게소 초입에는 거가대교의 아침을 찍으려는 차량들이 뒤엉켜 있다. 삼각대 놓고 사진 찍는 모습 많이 보인다. 휴게소를 지나는 시간은 7시. 가덕도 11km, 부산 51km가 남았음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금세 거제-부산간 차량 요금소를 지나치고 장목터널을 통과했다. 터널에서 빠져나오자마자 거가대교의 교량구간이 눈을 사로잡았다.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들의 시선이 고정된다. 옆에 탄 한 승객은 “이야- 백미다” 하고 탄성을 내뱉는다. 4.5km의 사장교가 끊임없이 아름다운 바다를 그려낸다. 바닷길을 잇는 다리, 달려도 끝없이 바다가 펼쳐지는 느낌은 실로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침매터널 지나자 부산광역시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대한민국 꿈의 바닷길 개통식’이라고 부산광역시가 찍힌 깃발이 흔들리는 것을 보면서 부산으로 왔구나 하고 실감이 났다. 부산에 도착한 시간은 7시15분경, 거제에서 부산까지 35분 걸렸다.

14일, 고현버스터미널에 부산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승객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이른 시간임에도 화물차가 간간히 눈에 띄었다. 거제에서 부산 넘어가는 차는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녹산공단으로 향하는 차선은 출근차량과 거가대교 행 차량이 엉켜 혼잡한 모습을 보였다.

을숙도대교를 지나 하단 방향으로 향한 버스는 7시30분에 신평역에 도착했다. 신평역에서 열댓명의 승객을 내려준 버스는 하단 강변삼거리를 지나 서부터미널로 향했다. 사상에 내린 시간은 7시55분, 거제에서 사상까지 1시간 2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전에 직행버스가 2시간 걸렸던 것을 생각하면 40분이나 단축된 속도다.

승객들 역시 대체로 “전보다 빨리 도착해서 좋다”며 기분 좋게 버스에서 내리는 모습이다.

신평역 하차와 사상 행은 가격이 다르다. 신평역 5,700원, 사상 6,700원 미리 참고해 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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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현 2010-12-14 16:34:11
알고싶은 정보가 다 들어가 있네요. 마치 제가 버스를 타고 갔다온 기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