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하고 개운한 국물, 뼛속까지 시원하네!
깔끔하고 개운한 국물, 뼛속까지 시원하네!
  • 박근철 기자
  • 승인 2011.0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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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 어때?]고현동 탕 전문점 '탕탕탕'

찬바람 부는 겨울, 잦은 술자리 해장용으로 탕이 제격
동태·대구·내장·매운탕 등 싱싱한 재료·양념으로 가미
2∼3인분이면 4∼5명 먹어도 느끈…맛깔스런 반찬은 '덤'

겨울철이면 대부분 입맛을 잃는다. 많은 채소류와 해산물도 겨울이면 거의 휴면기에 들어간다. 물론 물메기와 굴과 같은 겨울철이 별미인 해산물도 있고, 대부분의 채소류도 시설재배로 사시사철 그 맛을 볼 수가 있다. 하지만 역시 철에 맞게 먹는 게 가장 안성맞춤.

그런 와중에도 겨울이면 구미를 당기는 게 있다. 특히 요즘처럼 찬바람이 불면 더욱 생각나는 얼큰하면서도 담백한, 그러면서도 깔끔한 맛! 바로 탕이다. 연말연시 잦은 술자리에 속이 허해진 분들이라면 더욱 개운한 국물을 찾기 마련이다.

뭘 먹을까? 어떤 국물로 속을 풀까? 끼니 때가 찾아오면 항상 하는 고민이다. 그런 고민을 한방에 해결해 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고현동 탕 전문점 '탕탕탕'(대표 강미양). 이름 그대로 탕을 원하는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 잡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탕이 기다리고 있다.

장어탕·대구탕·내장탕·동태탕·매운탕·꽃게탕 등 입맛대로 메뉴만 고르면 된다. 가격은 8,000∼1만원. 언뜻 보기에는 비싸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강미양 대표는 큰 양푼에 아낌없이 손님에게 퍼(?) 준다.

탕 3인분이면 성인 4명이서도 거뜬하게 먹는 양이다. 실제로도 성인 서너명이 탕 2∼3인분으로 한 끼를 해결한다고 한다. 안 좋은 경기 탓에 손님에게 음식 인심이라도 넉넉히 전해주기 위해 푸짐한 양을 선택했다고.

▲ '탕탕탕' 상 차림. 젓갈·깻잎 등 탕과 같이 나오는 밑반찬들이 깔끔하고 맛깔스럽다.

강 대표는 탕에 자신이 있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13일 개업을 했으니 아직 3달이 채 되지 않아 그렇게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나름의 '맛의 비결'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공개는 어렵지만 갖가지 재료를 이용해 양념장을 정성스레 만드는 게 포인트. 또 탕은 주재료에 따라 끓이는 시간도 잘 맞춰야 하고, 갖은 채소도 순서대로 넣어야 제 맛이 난단다.

'탕탕탕'에는 탕의 맛도 맛이지만 깔끔한 반찬에도 절로 손이 간다. 톳나물·젓갈·깻잎·버섯볶음 등 8∼10가지의 밑반찬은 탕을 기다리며 주섬주섬 먹다보면 탕이 나오기 전에 '리필'을 부탁하기 일쑤다. 특히 젓갈은 식욕을 돋우는 첫 번째 이유다.

강 대표의 고향은 도장포. 게다가 강 대표의 언니도 통영에서 횟집을 운영하기 때문에 친정이나 언니 가게에서 철에 맞는 각종 젓갈을 직접 담는단다. 많이 짜지 않으면서도 젓갈 고유의 감칠맛이 밥 도둑이 따로 없다.

주로 내장탕과 동태탕, 대구탕을 많이 찾지만 강 대표는 제철 탕을 강력히 추천한다. 겨울철에 빼놓을 수 없는 물메기탕도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다. 봄에는 도다리쑥국, 여름에는 물회와 회덮밥, 가을에는 장어탕이 좋단다. 아무래도 재료가 그 때가 제철이기 때문.

송글송글 이마에 맺히는 땀을 훔치며 숟가락이 셀 수 없이 왔다갔다하면 큰 양푼은 어느새 바닥을 드러낸다. 허기졌던 배에는 금새 포만감을 느끼며 조금 있으면 찾아올 식곤증을 걱정하게 만든다.

전날 술을 거하게 한 잔 하신 분들도 "어∼좋다. 속이 확 풀린다"며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탕이 싫은 분들은 매콤한 대구뽈찜으로 한 끼 식사를 뚝딱 해결할 수도 있다.

의식주(衣食住)!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세 가지다. 그 중에서도 우선이 먹는 것 아닐까? 먹는 즐거움은 어떤 즐거움에 비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 오늘 점심이나 저녁 한 끼, 뭘 먹을지가 고민된다면 망설이지 말고 '탕탕탕'을 찾자. 아주 짧은 시간에 먹는 즐거움의 최고봉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 '탕탕탕'은 = 고현동 고현천 맞은 편 버스터미널과 수협 사이 큰 길가에 위치하고 있다. 바로 양 옆으로 거제 시민들에게 낯익은 '백년국밥'과 '대가 삼계탕'이 자리하고 있어 웬만한 미식가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듯 하다. ☎ 636-5557

"고현천 일대 주차장, 영세 상인들에겐 '숙원사업' "
▲ 강미양 '탕탕탕' 대표가 음식과 음식점 운영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밝히고 있다.

강미양 대표(43)는 음식에 대해서는 '엄마의 마음'을 넉넉히 가지고 있다.

강 대표 "맛있게 드시고 배부르고 행복하면 그만 아니겠습니까. 내가 먹는다, 내 가족이 먹는다고 생각하면 정성을 기울일 수 밖에 없죠."

음식에 대한 철학은 그렇다치고 상호 '탕탕탕'의 탄생 배경이 궁금했다.

"고등학교 1학년 딸 아이가 지어줬어요. '엄마! 무슨 탕, 무슨 탕…전부 탕 탕 탕이네. 탕탕탕 하면 되겠다. 엄마가 또 탕을 잘 하잖아' 그 말에 아무 고민 없이 그렇게 이름을 짓게 됐습니다."

특이하면서도 쉽게 각인되는 괜찮은 상호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강 대표는 주차시설 부족에 대해 많이 아쉬워 했다.

"이 인근에 큰 상가가 형성되어 있는 것에 비해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영세 상인들이 별도로 주차장을 만들기에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마땅한 공간도 없습니다. 고현천 일대에 주차장을 만드는 등 거제시에서 다각적인 검토와 사업 추진이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따뜻한 손길로 빚어내는 한 그릇의 개운하고 얼큰한 탕! 앞으로 '대박'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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