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신살 뻗친' 경남발전연구원
'망신살 뻗친' 경남발전연구원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1.0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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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장 주재 시민 대 토론회 발제문 '부실' 논란 일으켜

경남도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는 경남 발전연구원(이하 경발연)에 망신살이 뻗쳤다.

지난 13일 권민호 거제시장이 주재한 '거제지역 현안 시민 대 토론회'발제자로 경발연 김영표 기획실장이 참석했다. 김 실장은 발제문을 토대로 거제시 현안 및 향후 정책 전망 등에 대해 30여분에 걸쳐 발표했다.

그러나 김 실장이 준비하고 거제시 이름으로 제본된 발제 자료집이 부실과 오류가 많아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아울러 경남발전연구원이라는 책임있는 도 출연 연구기관이 이같이 부실하고 통계조차 엉터리로 인용하는 무책임한 자료를 준비해 한 지자체의 정책방향을 논하는 자리에 당당하게 설 수 있다는 현실에 대해 분노하는 시민들의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김 실장은 총 23쪽에 이르는 발제문을 준비했다. 4쪽에서 김 실장은 거제의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국제화 거점의 구축'을 제안하며 광역 접근성 강화, 극동경제권역의 배후 담당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 근거는 한일 해저터널의 건설이었다.

그러나 한일 해저터널은 KDI가 지난주 이미 '타당성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따라서 구상으로만 끝나버릴 가능성이 커져버린 사안이다.

그럼에도 김실장은 한일 해저터널이 건설되는 것을 전제로 한  거제의 장기 전략을 제안했고 15쪽에서는 '한일해저터널 현실화, 거제는 동북아 관광 중심'이라는 다소 무책임한 슬로건까지 제시했다. 경발연이나 김 실장의 해명이 있어야 할 부분이다.

거제의 장기적 정책 전망을 언급하며 가덕 신공항을 의도적(?)으로 빠뜨린 것도 자료의 부실 논란을 키우고 있다. 대신 김 실장은 가덕도 전체를 세계일류수준의 관광휴양지로 조성한다는 부산시의 계획을 적시했다. '공항은 맞지 않다'는 함의를 전달하려는 의도성(?)이 보이는 대목이다.

경발연의 조직적 한계를 인정하지만 정책적 전망 등은 객관적 접근이 이루어져야한다는 점에서 역시 발제 자료의 한계가 많았다는 지적이다.

▲경남발전연구원이  '거가대교 개통 지역 현안 시민 대토론회'서 지난 14일 발표한 자료. 거제시 인구가 지난 2009년 12웧30일 기준으로 23만6,293명이라고 나와 있으나 확인 결과 당시 거제인구는 22만5,522명이었다.

통계 인용의 오류도 드러났다. 김 실장은 21쪽 거제시의 기본현황을 언급하며 2009년 12월30일 기준 거제시 인구를 23만6,293명으로 적시했다. 그러나 거제시 확인결과 기준 시점 거제시의 인구는 22만5,222명이었다. 거제시 인구가 23만을 넘은 경우는 아직 없다.

한 시민은 "경발연은 도 출연기관으로 각 지자체의 용역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칫 모든 자료가 이런식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기에 충분할 만큼 이번 발제자료는 부실했다. 책임성과 전문성을 더 강화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자료부실 논란과 관련 경발연 김영표 기획실장은 "해저터널 관련 내용은 2년전 자료를 토대로 했고 가덕도 신공항 누락부분은 의도성이 없이 부산시의 계획을 언급한 것이다. 통계인용은 거제시가 작성한 것이기에 나와는 상관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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