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월(臘月)
납월(臘月)
  • 거제신문
  • 승인 2011.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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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달의 다른 이름이 '납월'이다. 신년이 되면 지나간 달, 곧 12월을 일컬어 구랍(舊臘)이라고 하는데 이는 '지난 납월'이라는 뜻이다.

동지(冬至) 다음 세 번째 맞는 미일(未日)이 납일(臘日)이다.

납일은 본래 중국에서 시작된 풍습으로 주로 술일(戌日)이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신라는 인일(寅日), 고려는 진일(辰日), 조선시대부터는 미일을 납일로 정하고 종묘와 사직에 제사를 지냈다. 나라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한 해의 마감을 하늘에 고하는 제사나 고사를 지냈다.

올해의 납일은 1월 16일로 음력으로는 섣달 열사흘 날이다. 납(臘)은 수렵을 뜻하는 렵(獵)에서 나온 말로 사냥하여 잡은 짐승을 제물로 제사를 지낸다는 의미가 있다. 납(臘)의 변 '月'은 '고기 육(肉)'을 나타낸다.

납일에 지내는 제사를 납향(臘享) 또는 납제(臘祭)라 한다.

제물로는 멧돼지와 토끼를 썼기 때문에 지방마다 나라에 헌상할 짐승을 잡기 위해 온 군민이 동원되는 폐단이 있어 정조임금은 징발된 전문 포수로 하여금 제물로 쓸 짐승을 잡게 하면서부터 민원을 해결했다.

궁궐 내의원에서는 환약을 지어 임금이 신하에게 하사하는 것을 납약(臘藥)이라한다. 납일 밤에는 초가집 추녀를 뒤져 참새를 잡느라고 야단이다.

이는 이날 잡은 참새를 아이에게 구워 먹이면 침을 흘리지 않고 마마(천연두)도 순하게 앓는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납일에 내린 눈을 곱게 받아 깨끗한 독 안에 가득 담아 두었다가 약으로 사용하는데 이를 납설수(臘雪水)라 한다. 김장독에 넣으면 맛이 변하지 않고, 그 물로 눈을 씻으면 안질을 막고, 납설수를 뿌린 책이나 옷에는 좀이나 벌레가 생기지 않고, 특히 변소에 구더기가 생기지 않는다고 여겼다.

나라에서는 춘하추동이 시작되는 1,4,7,10월의 삭일(초하루)에 제사를 지내는 사맹삭(四猛朔)과 송구영신(送舊迎新)의 대제(大祭)인 납향을 합쳐 5대제향(五大祭享)으로 중요시했다.

섣달을 납월(臘月)이라 함은 납일이 든 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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