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윗이 열일곱 살 쯤 되었을 때, 이스라엘과 블레셋의 전쟁이 있었습니다. 다윗의 큰 형 엘리압과 다른 두 형은 그 전쟁에 나가 있었지요. 그 때 다윗의 아버지 이새는 전쟁터에 나간 아들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고 다윗에게 전해주라고 심부름을 보냅니다.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전쟁터에 와보니 블레셋에는 골리앗이라는 기골이 장대한 용사가 있어 이스라엘을 향해 조롱하며 이스라엘과 하나님을 비난하는데, 이스라엘 사람들은 모두 두려워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다윗은 골리앗을 향한 거룩한 분노가 일어나 골리앗을 반드시 죽이리라고 주위의 사람들에게 선포합니다.
그런데 그 다윗의 이야기를 큰 형 엘리압이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윗을 향해 이렇게 말합니다. "장형 엘리압이 다윗의 사람들에게 하는 말을 들은지라 그가 다윗에게 노를 발하여 가로되 네가 어찌하여 이리로 내려왔느냐, 들에 있는 몇 양을 뉘게 맡겼느냐, 나는 네 교만과 네 마음의 완악함을 아노니 네가 전쟁을 구경하러 왔도다" (사무엘상 17:28)
엘리압의 말 속에는 동생을 향한 분노가 담겨 있습니다. 은근한 무시와 조롱도 담겨 있습니다. 비난의 칼도 숨겨져 있습니다. 이런 분노와 무시와 조롱과 비난이 담겨진 말을 듣은 다윗이 형을 비난하고 둘 사이에 싸움과 갈등과 분쟁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엘리압에 대해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 오직 골리앗을 대적하는 일에만 집중했습니다. 그 결과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승리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넓은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철길을 달리는 기차가 소년들이 철로에 올려놓은 작은 돌에 개의치 않고 전진하는 것처럼, 자신에게 주어지는 주변의 소리에 너무 민감하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집중하며 살아가는 것이 넓은 마음입니다.
다윗은 비록 열 일곱 어린 나이였지만 그의 형보다 넓은 마음을 품고 있었기 때문에 상대방의 말에 분노하거나 싸우지 않고 자신이 집중해야 할 것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승리의 비결이 되었던 것이지요.
사도 바울은 마음을 넓히라고 가르칩니다. "고린도인들이여 너희를 향하여 우리의 입이 열리고 우리의 마음이 넓어졌으니.... 너희도 마음을 넓히라"(고린도후서 6:11-13)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서도 마음을 넓혀야 합니다. 때론 나를 비난하고 대적하는 사람들을 향해서도 마음을 넓히고 품어야 합니다. 그런 사람이 매력이 있는 사람이요 능력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11년, 남과 북 사이에 마음이 넓어지고, 정치적인 견해가 다른 사람들 사이에 마음이 넓어지고, 나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행해 마음이 넓어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